수원에서 발생한 20대 여성 살해 사건은 경찰의 무능을 극명하게 보여준 사건이었다. 신고 접수에서부터 현장 탐문, 수사 지휘에 이르기까지의 경찰의 행태에 국민은 실망을 넘어 분노하고 있다. 경찰 총수가 책임을 지고 사퇴했지만 그것으로 끝날 일이 결코 아니다.
이번 납치 사건에서도 초동수사에 소홀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8일 납치된 20대 여성의 경우 부모가 미귀가자 신고를 한 때부터, 납치됐던 여성이 풀려나 연락해올 때까지 7시간여 동안 경찰은 행방을 찾는 데 실패했다. 범인은 세 차례 모두 대전에서 승용차에 타거나 내리는 여성을 흉기로 위협해 충북 청주까지 가도록 한 뒤 금품을 빼앗았다. 같은 수법에 동일범 소행으로 보이는데도 공조수사가 늦은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납치 사건은 수사하기도 까다롭고 경찰도 촉각을 곤두세우는 범죄다. 자칫 잘못 판단했다가는 피해자의 목숨이 순간에 좌우되기 때문이다. 이런 범죄일수록 경찰도 냉정하고 이성적으로 사건에 접근하고 수사도 신중에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다. 단 한 건이라도 납치 살해로 이어지게 해서도 안 되겠지만, 신중을 기하다 범인을 놓치는 일도 있어선 안 된다.
이미 발생한 사건의 범인은 반드시 체포함으로써 범죄자는 결코 법의 심판에서 빠져나갈 수 없다는 인식을 사회에 심어줘야 한다. 국민의, 대전시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길은 한 가지뿐이다. 납치범을 하루빨리 붙잡아 대전경찰의 능력을 시민들에게 보여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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