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전의 근,현대 역사가 녹아 있는 문화재가 불에 타는 등 또다시 수난을 겪고 있다. (왼쪽은 영렬탑 지난 2월 화재 후 방치, 오른쪽은 옛 사범부속학교 교장 사택으로 지난해 12월 화재로 전소). 손인중 기자 dlswnd98@ |
대전의 근현대 역사가 담겨 있는 건축 문화재가 또다시 수난을 당하고 있다.
대전에 남아있는 가옥 중 가장 오래된 건물로 여겨지던 옛 사범부속학교 교장 사택은 화재로 무너져 내렸고, 지난 50년간 6ㆍ25 전몰장병의 위패를 모시던 선화동 영렬탑의 전실도 불에 탄 채 방치되고 있다.
더욱이 옛 사범부속학교 교장 사택은 지난 5일 등록문화재에서 말소하기로 결정됐고 영렬탑도 철거를 계획하고 있어 논란을 사고 있다.
9일 찾아간 충남도청 뒤 선화동 옛 사범부속학교 교장 사택은 과거 시골집 같은 정겨운 전경은 사라지고 내려앉은 지붕과 검게 그을린 기둥들이 을씨년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냈다.
옛 사범부속학교 교장 사택은 지난해 12월 19일 전기콘센트에서 발화한 것으로 추정되는 화재가 발생해 방과 거실이 전소돼 무너져 내렸고 근대건축물의 특징이던 삼각형과 귀를 접은 사각형의 비대칭 지붕도 사라진 상태다.
사택의 고풍스러운 출입문과 몇 가닥의 서까래만 불길에 용케 남아 이 건물이 등록문화재 제169호이고, 대전에 남은 근대 주택 중 가장 오래된 주택임을 웅변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곳 사택의 남은 흔적도 곧 철거될 예정으로 문화재청 근대문화재분과위원회가 지난 5일 불에 탄 옛 사범부속학교 교장 사택을 등록문화재에서 등록을 말소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발길을 돌려 사택에서 300m 떨어진 선화동 영렬탑도 방화에 훼손되어 있기는 마찬가지였다.
1942년 기단을 쌓고 1957년 높이 20m의 탑을 올려 6ㆍ25 전몰장병 1676명의 위패를 모셨던 영렬탑 안의 내실은 지난 2월 28일 원인 모를 화재에 전소돼 지금까지 방치되고 있다. 군인ㆍ경찰 전몰장병의 위패는 다행히 2009년 보문산의 보훈공원으로 모두 옮겨 피해는 없었지만, 52년 넘도록 국립대전현충원처럼 여겨져 제향되던 탑 내부가 방화로 추정되는 화재를 겪은 것.
영렬탑 역시 선화ㆍ용두 재정비촉진지구 내 양지근린공원 조성계획에 따라 철거를 앞두고 있다.
시 관계자는 “옛 사범부속학교 교장 사택은 소유주가 등록말소를 원했고 근대문화재분과위원회도 화재로 문화재적 가치가 사라졌다고 판단한 것 같다”며 “영렬탑 역시 그 안의 위패를 보훈공원에 옮겨 기능을 마친 상태로 탑을 철거 후 공원을 조성한다는게 당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임병안ㆍ박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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