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당국과 유치원 업계는 수수료 낭비를 내세우며 신용카드 납부를 꺼리는 반면, 여전히 일부 학부모는 신용카드를 선호하고 있다.
현재, 대전과 충남을 비롯해 전국 3940개의 사립유치원 중 신용카드로 유치원비를 내는 곳은 695곳(17.68%)에 불과하다.
유치원비는 현금 지불과 통장 자동이체, 신용카드 모두 가능하다. 분기별로 유치원비를 내던 시기에는 신용카드 납부를 선호했다. 한꺼번에 목돈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납부 시기가 분기별에서 월별로 바뀌면서 달라졌다.
지금은 학부모 대부분이 납부방식을 통장에서 자동이체 방식으로 바꿨다. 크게 신경 쓰지 않고, 매월 낼 수 있고, 교육비납부 영수증을 발급해 연말정산도 가능해서다.
물론, 가장 큰 이유는 유치원에서 신용카드를 꺼리기 때문이다.
현재 유치원비 신용카드 납부 수수료는 결제액의 2~4% 정도다.
유치원업계 관계자는 “신용카드사에 불필요한 수수료를 내는 건 아깝다”고 말했다.
학부모의 요구에 신용카드 납부 시 수수료 지원을 검토했던 교육 당국도 여기에 동의한다. 대전시의회에서도 이런 이유로 수수료 지원 관련 예산을 삭감했다.
교육청 관계자는 “국민의 세금으로 카드사에 돈을 준다는 건 맞지 않다”고 말했다.
분기별 납부 시 신용카드 사용을 요구했던 학부모들도 납부 방식이 월별로 바뀌면서 교육당국과 업계의 입장을 이해하는 쪽으로 돌아서기도 했다.
한 학부모는 “한꺼번에 내는 게 아니기 때문에 카드를 고수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물론, 이견도 적지 않다. 유치원비 외 기타 비용의 부담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학부모 A씨는 “수업료만 내면 되지만, 간식비와 재료비, 현장학습비 등 기타 비용 부담도 크다. 융통성 있게 쓰기 위해선 카드가 훨씬 나을 수 있다”고 말했다.
윤희진 기자 heeji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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