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로 그런 대비도 해야 한다. 물론 피해의식에서가 아니다. 지자체의 생존전략 처방은 동반성장에 방점이 찍혀야 한다. 그것이 곧 단국대 조명래 교수가 대전발전포럼 40호에서 제시한 바람직한 관계설정인 협력적 네트워크다. 대전시만이 아니라 공주, 청주 등 인접도시에서 적용할 수 있는 방안이다.
다만 그것은 세종시를 위해 다른 도시가 희생하는 관계가 아니다. 초기에는 어느 정도 '비자립적 신생도시'와 '세종시의 후견인 도시'의 관계에 설지 모른다. 예시한 대체 교육서비스, 과학비즈니스벨트, 광역적 의료ㆍ복지 서비스망, 관광 자원의 네트워크화 등이 그 수단이 될 것이다. 그러다 점점 경쟁과 통합의 관계 형성을 전제로 할 수밖에 없다.
지역 어느 도시도 세종시 빨대현상의 희생양이 되어선 안 된다. 대전, 계룡, 공주, 청주, 청원 등 거점도시들의 상호보완적 네트워크는 당연하다. 세종시 인구가 30만명에 도달할 경우 청양, 예산, 계룡까지 세종시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든다는 충남발전연구원의 연구 결과도 있다. 50만명이 넘으면 영향권이 논산과 금산까지 미칠 것으로 본다.
따라서 분명한 전제는 긍정적인 효과라도 저절로 시혜적으로 주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세종시를 통한 지역발전은 세종시가 성숙단계에 들어선 이후로 보는 견해가 있다. 이것도 지자체가 대응책, 자구책 마련에 부심해야 하는 이유다. 대전시민의 약 12.7%가 세종시 이주 의향이 있다는 설문조사 결과도 시사점이 크다.
세종시 건설이 지역발전 잠재력을 키우느냐 빨대효과를 가져오느냐는 초기 대응에 크게 좌우된다. 그리고 그 대응방식은 피해의식, 박탈의식이 아닌 상생과 통합을 향한 구체적인 행보인 것이다. “국가균형발전에도 기여해야 하지만 동시에 지역 발전에도 기여”하는 것이 세종시와 충청권 전체의 공존법이기도 하다.
이 과정에서 지역이 얻어야 할 것은 피해가 아닌 시너지인 것이다. 세종시가 완성되면 “세종시 광역도시권이 수도권에 대항할 수 있는” 역량을 함께 길러야 할 큰 테두리의 지역공동체가 돼야 한다. 그래서 지금 할 것은 광역적인 네트워크가 실제 작동하도록 구체적인 준비와 실행을 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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