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은순 목원대 교직과 교수 |
'저 사람보다 내가 돈이 적은 것도 아니니 나도 3층 집을 반드시 지어야겠다.'
어리석은 부자는 3층 집을 지은 목수를 찾아 그 부잣집과 똑같이 지어달라고 부탁했다. 한층 한층 올라가는 집을 지켜보던 부자는 도무지 목수의 속을 알 수가 없어서 물었다.
“어떤 집을 지을 셈인가?” “3층 집이죠.” “맞네. 그런데 나는 아래 두 층은 원치 않으니 3층만 지으면 된다네. 목수는 답답했다. “1층, 2층을 짓지 않으면 3층을 올릴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부자는 그 말을 들으려 하지 않았다.
“글쎄, 나는 1, 2층은 필요 없다니까 그러네, 그냥 3층만 지으란 말이야.”
이 이야기는 부자의 어리석음을 비웃은 우화의 한 대목이다. 돈이면 무엇이든 원하는 대로 할 수 있다는 인간의 얄팍한 마음을 살짝 비틀어놓은 것이다.
대학에서 학생들에게 인생의 목적이 무엇이냐고 물어보면 대부분 행복이라고 대답한다. 그 다음 행복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 무엇이냐고 물어보면 거의 다 돈이라고 말한다. 결국, 젊은이들의 머릿속에는 자신이 행복하기 위해 돈을 많이 벌어야 한다는 생각이 꽉 차 있는 것이다.
돈을 많이 가지면 정말 우리에게 행복이 찾아올까. 주변에서 돈 때문에 자신의 인생이 그리고 가정이 흔들리고 깨지는 사람들을 자주 본다. 2011년 언론사 조사에서 1인당 국민소득(GDP) 4만6380달러인 미국인 10명 중 4명은 자신을 '중하층'이라고 평가한 반면, 1인당 GDP가 1059달러로 미국의 44분의 1인 베트남국민은 13.2%만 자신이 중하층이라고 답했다. 가진 돈과 자신이 느끼는 신분이 이렇게 다른데도 돈이 행복을 가져다줄 수 있다고 믿어야 할 것인가.
부자로 산다는 것은 많은 돈과 큰 상관이 없을 수도 있다. 돈이 진짜 많은 부자가 셀수도 없을 만큼의 돈이 수중에 들어왔을 때보다 가난하고 불쌍한 사람들을 위해 사회봉사를 할 때 느끼는 행복이 오히려 더 크다고 고백한다는 것을 들으면 부자로 잘산다는 것은 돈보다 넉넉한 마음에서 나온다는 말이 맞는가 보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지가 발표한 2012년 세계부호 9위에 올라간 홍콩의 재벌 리자청은 돈에 관한 철학을 이렇게 말한다. 첫째, 돈의 노예가 되지 마라. 둘째, 돈은 자연스럽게 벌어라. 셋째, 돈이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마라. 넷째, 돈을 버는 최고의 재주는 참을성과 인내심이다. 다섯째, 자신에게는 인색하게, 남에게는 후하게 돈을 써라.
그는 평생 술, 담배, 도박을 손에 대지 않고 이와 관련된 사업도 하지 않았다. 그가 신고 다니는 신발과 손목시계는 20년이 넘은 것들이라고 한다. 그리고 사회 환원을 위해 교육에 어마어마한 금액을 투자했다고 한다.
부자로 살아가기 위한 내용을 알고 보면 그다지 어려운 것도, 우리에게서 멀리 떨어진 것만도 아니다. 단지 우리가 일상을 살아가면서 복닥거리느라, 또 주변의 자극에 민감하게 과잉반응 하느라 부자처럼 살기를 잊고 있다. 돈을 많이 벌어본 사람들이 말하는 것처럼 부자가 되려면 먼저 돈에 대해 걱정하지 않는 의식부터 필요해 보인다.
돈이 나를 장악하도록 놔두지 말고 내가 돈을 관리한다는 차원으로 우리 생각과 마음을 돌리면 될 것이다. 또 돈 때문에 내 주변 사람들을 의심하고 의리를 저버리지 말고, 성공과 풍요로움이 내 마음에서부터 나온다고 크게 작정하는 것이 지금 당장 필요하다. 그리고 나면 행복이 나의 근처 곳곳에 널려 있다고 결론 내리는 것이 부자로 살아가는 부자마인드 비결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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