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바라기 아동센터는 2004년 연세세브란스병원에 처음 설치된 이후 대학병원을 중심으로 전국으로 확대됐다. 지난해엔 서울대병원에 설치돼 서울은 두 곳으로 늘었다. 그런데 유독 대전에는 이 아동센터가 없어 성폭력 피해 어린이들을 멀리 떨어진 충주 건국대병원이나 전주 전북대병원으로 보내야 한다니 기가 막힌다. 광역시라는 시의 위상을 떠나 충남대, 건양대, 을지대, 대전대 등 대학병원에 성모병원, 선병원 등 종합병원이 즐비한 데도 피해 아동을 치료, 보호할 곳이 한 곳 없다는 것은 생각해 볼 일이다.
성폭력은 피해에 경중이 없겠으나 어린이는 성인보다 신체적 정신적 타격이 훨씬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대부분의 어린이가 일상적인 생활 중에 큰 충격을 겪기 때문에 두려움이 더욱 크고 정신과의 전문적 치료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다. 피해 어린이뿐만이 아니다. 가족 또한 지켜주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정상적인 생활이 어렵다.
대전시와 충남대병원은 해바라기 아동센터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피해를 당해 극심한 충격에 시달리는 어린이와 부모들에게 그 먼 충주나 전주로 가라고 하는 것은 2차 피해를 주는 것이나 다름없다. 충남대병원측이 설치 필요성과 당위성에 공감하고 있다고 하니, 남은 것은 여성가족부를 비롯한 정부부처가 건립 계획을 세우도록 설득하는 일이다.
대법원 양형위원회의 조사에서 국민 10명 중 6명 이상이 아동성폭행을 살인죄나 그 이상으로 처벌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날 정도로 가해자에 대한 분노가 높다. 그러한 분노를 가해자를 향해 쏟기보다는 예방에 더욱 힘쓰고 더 많은 어린이를 보호하는 쪽으로 쏟는 게 옳다. 해바라기 예방센터도 이를 위해 필수적인 수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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