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에서 도루는 안타 없이 한 베이스를 더 진루할 수 있는 무기다. 또 발 빠른 주자가 누상에 나가면 도루 여부에 상관없이 투수의 집중력을 흩트려 놓을 수도 있다.
도루의 중요성과 빠른 주자의 값어치를 가늠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최근 한화이글스는 이같은 점을 기대하기 어려운 거북이 팀이었다.
2011시즌 팀 도루가 100개로 8개 구단 중 7위에 그쳤다.
도루 20걸 안에 이름을 올린 선수는 각각 16~18위에 랭크된 강동우(17개) 한상훈(16개) 이여상(15개)이 전부였다.
2010시즌에도 121개로 역시 7위였다.
올 시범경기에서도 사정은 마찬가지로 11경기를 치르면서 팀 도루가 6개로 최하위에 그쳤다.
강동우 연경흠 이대수 이여상 임익준 정원석이 각각 1개씩 기록했을 뿐이다.
한화 팀 도루는 리그 1위 정근우(SK), 김주찬(롯데) 개인이 기록한 5개를 간신히 넘길 정도다.
더욱이 시범경기에서 5번의 도루 실패를 포함하면 전체 도루 시도가 11번에 그쳐 누상에 주자가 나가도 좀처럼 움직이지 않는다.
상대 투수가 주자에 신경을 쓰지 않고 마음 편히 투구할 수 있도록 한화 주자들이 도와주는 셈이다.
적극적인 도루와 함께 포수의 상대팀 도루 저지 능력도 향상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신경현, 이희근, 박노민, 나성용(LG이적) 등 한화 '안방마님'들은 상대팀 전체 169차례의 도루 시도 중 33번만 잡아내 도루저지율이 1할9푼5리로 리그 최하위에 그쳤다.
리그 1위 두산의 도루저지율 4할과 비교하면 절반도 안 되는 수치다.
시범경기에서도 한화는 상대에게 12개의 도루를 내준 반면 도루 저지가 단 2차례에 그쳐 도루저지율이 1할5푼4리로 가장 저조했다.
올 시즌 한화 마스크를 쓸 신경현 최승환 정범모 등의 분발이 요구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CMB대전방송 황대연 해설위원은 “올 시즌 하주석 같은 빠른 주자가 도루를 많이 해줘야 한화 공격력이 배가될 것”이라고 거북이 팀컬러의 쇄신을 주문했다.
황 위원은 올 시즌 성적에 대해서는 “두산 롯데 등과 4강 한 자리를 놓고 싸움을 벌일 것으로 본다”며 “4강에 올라가면 단기전인 만큼 류현진을 앞세워 더 높은 곳까지 노려볼 만하다”고 후한 점수를 줬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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