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인을 상대로 사기도박을 벌이고 도박판을 벌인 주부들이 잇따라 검거된 가운데 4일 충남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관계자들이 압수한 물품을 공개하고 있다. 손인중 기자 |
특수장비를 사용한 사기도박단, 상습도박을 벌인 주부도박단이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충남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4일 시골을 돌면서 특수장비를 활용해 사기도박을 벌인 혐의(사기)로 조모(49)씨 등 3명을 구속하고 최모(39)씨 등 5명은 불구속 입건했다.
또 주부도박단 총책인 이모(43)씨를 구속하고 김모(여ㆍ54)씨 등 딜러 및 주부도박참여자 2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사기도박단은 '007 영화' 뺨치는 초소형카메라, 특수렌즈를 사용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에 따르면 조씨 등은 지난달 26일 오후 1시께 보령시 동대동의 한 여관에서 노인들을 대상으로 도박판을 벌여 윤모(70)씨 등 5명으로부터 3회에 걸쳐 570여만원을 편취한 혐의다.
사기도박단은 도박선수, 카메라로 상대방 패를 읽어주는 기술자(멘토), 도박장의 흥을 돋우는 바람잡이로 역할을 분담했다. 조씨 등은 화재경보기에 초소형카메라를 설치해 기술자가 무전으로 도박선수에게 상대방 패를 미리 알려주며 범행을 저질렀다.
도박선수는 속옷에 무전기를 설치하고 귀에 초소형 리시버(수신기)를 착용해 게임을 해 피해자들을 속여왔다.
갑자기 도박장소가 바뀌어 카메라 장비를 활용하지 못하면 특수렌즈로 상대방 패를 미리 읽기도 했다.
특수렌즈는 카드에 특수물질로 표시, 상대방 카드를 알 수 있도록 한 장비로 일명 '목카드'로 불리기도 한다. 사기도박단은 범행대상을 사회적 약자인 노인, 도박유혹에 손쉽게 넘어올 수 있는 약자들만 물색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경찰은 현장에서 2600여만원을 압수조치했다.
이외에도 공주 일원에서 주부도박장을 개설한 이씨와 주부도박단 22명도 경찰에 붙잡혔다. 도박장 총책인 이씨는 펜션, 가든 등 도박장소를 물색하고 주부찍새를 모집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조사결과 이씨는 도박장으로 활용할 3~4개의 장소를 물색 총 20여회에 걸쳐 상습적으로 주부도박판을 벌인 혐의다.
노세호 충남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장은 “경기침체를 틈타 사회적 약자, 순진한 주부 등을 도박의 덫에 빠지게 했다”며 “경찰은 첩보를 수시로 입수해 단속을 한층 강화해 나가겠다. 시민들도 도박에 빠져들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성수 기자 joseongs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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