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저당 설정비 환급문의 폭주

“은행 비용 돌려줘야” 소비자원 분쟁조정위 결정 따라 천안ㆍ아산지부 상담 2716건 달해… 집단소송도 준비중

#. 2003년에 천안 A아파트 분양을 받은 K(52)씨는 최근 근저당 설정비를 환급받기 위해 은행을 찾았다가 보관기간 만료로 증빙서류가 폐기됐다는 말에 울분을 터뜨렸다.

결국, K씨는 한국소비생활연구원 천안ㆍ아산지부 사무실을 방문해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해당 환급증빙서류를 받게 됐다.

A씨처럼 근저당 설정비 환급에 대한 지역민들의 관심이 커지면서 이에 대한 문의도 폭주하고 있다.

환급은 지난 2월 한국소비자원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가 대출거래 시 은행이 소비자에게 부담시킨 비용을 환급토록 조정결정했기 때문으로 천안아산지부만도 지난달 20일 현재 2716건에 달하는 상담이 이뤄졌다.

천안ㆍ아산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4월 현행 표준약관은 우월한 지위의 은행이 이를 이용해 자신이 부담해야 할 비용까지 고객에게 전가, 불공정 약관조항이라는 법원판결을 받아내 이에 따른 집단소송을 준비중이라고 밝혔다.

현재 7건의 조정신청 가운데 소비자가 근저당설정비와 인지세를 전액 부담한 경우가 4건으로 가장 많고 사업자가 근저당설정비를 부담하고 소비자에게 인지세와 중도상환수수료를 부과한 사례 2건, 사업자가 근저당설정비를 부담하는 대신 소비자에게 0.2%의 가산금리와 인지세를 부과한 1건 등이다.

또 소비자분쟁조정위는 약관을 제외하고는 근저당설정비와 인지세 부담주체에 대해 당사자 간 개별약정을 인정할 만한 입증자료가 없고 원칙적인 비용부담자는 채권자인 은행으로 명시하는 점을 지적했다.

하지만, 시중은행들은 담보대출 계약 시 소비자가 근저당권 설정비용을 부담하거나 대신 가산금리를 부담하기로 약정했기 때문에 소비자의 근저당설정비 반환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부 관계자는 “이번 조정결정에 대해 통보받은 날로부터 15일 이내에 은행들의 거부의사가 없으면 수락된 것”이라며 “이는 재판상 화해와 같은 효력”이라고 밝혔다.

천안=김한준 기자 hjkim70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