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사원ㆍ스님ㆍ배우… 대전연극제 대상 누구 품에

  • 문화
  • 공연/전시

영업사원ㆍ스님ㆍ배우… 대전연극제 대상 누구 품에

극단 놀자ㆍ앙상블ㆍ드림 3개팀 출전 수상작은 전국연극제 대전대표로

  • 승인 2012-04-04 14:12
  • 신문게재 2012-04-05 11면
  • 박수영 기자박수영 기자
●대전연극제-연정국악문화회관서 12~14일

올해 대전 최고의 연극을 가리는 '제21회 대전연극제'가 열린다. 지역 연극인들은 지난 1년간 갈고 닦은 솜씨를 발휘할 기회의 장이고, 시민들은 좋은 연극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1년 안에 초연된 따끈따끈한 신작들이 오는 12일부터 14일까지 연정국악문화회관에서 상연된다. 이번 연극제 대상수상작은 광주에서 열리게 될 '제30회 전국연극제'에 대전대표로 출전하게 된다.

이번에 출전하는 작품은 총 3개다.

▲ 극단 앙상블 '불나고 바람불고'
▲ 극단 앙상블 '불나고 바람불고'
▲극단 놀자 '가정식 백반 맛있게 먹는 법'=12일 오후 4시ㆍ7시 30분. 지역 극단 놀자의 수작으로 손꼽히는 '가정식 백반 맛있게 먹는 법'이 무대에 오른다. 최창우 대표가 연출을 맡고, 김숙종씨가 대본을 썼다. 이 작품은 2009년 2인극 페스티벌에 초연을 올린 후 올해까지 꾸준히 무대에 소개됐다. 연극은 제목이 주는 친근한 느낌과는 전혀 다르게 치밀한 구성과 전개로 섬뜩함을 담아낸다. 공연의 말미에 관객에게 던지는 충격은 오히려 인간에 대한 측은함과 쓸쓸함으로 보는 이의 마음을 뭉클하게 한다.

이야기는 영악한 출판사 영업사원 양상호가 전혀 유명하지 않은 만화가 김종태의 집을 방문하면서 시작된다. 책을 팔기 위해 만화가의 집을 방문한 영업사원은 온갖 미사여구와 거짓말을 동원해 책을 파는 데 성공한다. 계약서에 서명한 만화가는 혼자 사느라 '가정식 백반'을 못 먹어봤다며 영업사원에게 함께 점심을 먹자고 제안한다. 점심을 먹으며 이야기를 나누던 중, 만화가와 영업사원은 서로 초면이 아닌 것을 알아차리게 되는데….

이후 벌어지는 이야기가 흥미진진하다. 이 작품은 코믹하게 출발해 으스스한 스릴러로 급변주되기도 하고, 종국에는 보는 이들의 코끝을 찡하게 하며 스스로를 되돌아보게 하는 수작이다. 누군가에게 아무렇지 않게 던진 선의의 거짓말, 의미 없는 약속, 기억에서도 잊혀질 싸구려 동정심이 '희망'이 아닌 '폭력'과 '독'이 될 수 있음을 극단적이고 신랄하게 보여준다. 관객들은 연극이 진행되는 내내 그 불편한 진실과 마주한다.

▲극단 앙상블 '불나고 바람불고'=13일 오후 4시ㆍ7시 30분. 극단 앙상블은 창작초연작 '불나고 바람불고'를 처음으로 선보인다. 작품은 어느 절의 불상에서 피눈물이 났다는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첩첩산중에 있는 100년 사찰 '달마사'는 어려운 접근성과 큰 스님의 건강악화로 신도들의 발길이 끊겨 사찰 살림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주지와 젊은 스님들은 신도를 끌어모을 수 있는 묘안으로 달마사를 홍보하려하지만 큰 스님의 반대로 포교를 하지 못한다.

그러던 어느날 대웅전 본존목불이 피눈물을 흘리는 사건이 일어나면서 불상을 보기 위해 몰려드는 신도들로 달마사는 호황을 누린다. 하지만, 이것이 과학적으로 일어난 사건으로 밝혀지게 되면서 달마사는 또 다른 위기에 봉착하게 되는데…. 극단 대표 이종국씨가 연출을 맡았으며, 스님으로 출연하는 배우들은 삭발 투혼의 열정으로 무대에 선다.

▲극단 드림 '구름다리 48번지'=14일 오후 4시ㆍ7시 30분. 연극 '경로당 폰팅 사건'으로 큰 사랑을 받았던 극단 드림이 오랜만의 창작 초연작을 무대에 올린다. '용서'를 주제로 한 작품으로 끝없는 절망에 이른 한 인간이 용서하고 용서받는 이야기를 그린다. 우여곡절이 많은 인생을 살아온 중견 여배우 강운교. 그녀는 많은 사람의 주목을 받는 성공한 배우다. 어느 날 운교의 자서전을 대신 써주기 위해 방문한 대필작가 현민과 이야기를 나누며 과거를 회상한다. 읍내 밤무대에서 노래하는 아가씨와 결혼한 운교의 아버지는 술로 세월을 보내다 운교가 6살 되는 해에 숨을 거둔다. 할머니 손에 맡겨진 운교는 훗날 성공한 배우가 되지만 말 못할 비밀이 한 가지 있다. 그녀의 숨겨진 비밀은 과연 무엇일까?

박수영 기자 sy870123@

●대전연극제 공연안내(공연시간:오후 4시, 7시30분)
12일 가정식 백반 맛있게 먹는법
13일 불나고 바람불고
14일 구름다리 48번지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현장취재]대전MBC 2024 한빛대상 시상식 현장을 찾아서
  2. 대전 신탄진동 고깃집에서 화재… 인명피해 없어(영상포함)
  3. aT, '가루쌀 가공식품' 할인대전 진행
  4. 국립농업박물관, 개관 678일 만에 100만 관람객 돌파
  5. 대전 재개발조합서 뇌물혐의 조합장과 시공사 임원 구속
  1. 농림부, 2025년 연구개발 사업 어떤 내용 담겼나
  2. 사회복지법인 신영복지재단 대덕구노인종합복지관, 저소득어르신에게 쌀 배분
  3. 제27회 농림축산식품 과학기술대상, 10월 28일 열린다
  4. 해외농업·산림자원 반입 활성화 법 본격 시행
  5. 농촌진흥청, 가을 배추·무 수급 안정화 지원

헤드라인 뉴스


‘119복합타운’ 청양에 준공… 충청 소방거점 역할 기대감

‘119복합타운’ 청양에 준공… 충청 소방거점 역할 기대감

충청권 소방 거점 역할을 하게 될 '119복합타운'이 본격 가동을 시작한다. 충남소방본부는 24일 김태흠 지사와 김돈곤 청양군수, 주민 등 9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119복합타운 준공식을 개최했다. 119복합타운은 도 소방본부 산하 소방 기관 이전 및 시설 보강 필요성과 집중화를 통한 시너지를 위해 도비 582억 원 등 총 810억 원을 투입해 건립했다. 위치는 청양군 비봉면 록평리 일원이며, 부지 면적은 38만 8789㎡이다. 건축물은 화재·구조·구급 훈련센터, 생활관 등 10개, 시설물은 3개로, 연면적은 1만 7042㎡이다..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대전의 한 사립대학 총장이 여교수를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경찰이 수사에 나선 가운데, 대학노조가 총장과 이사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대학 측은 성추행은 사실무근이라며 피해 교수 주장에 신빙성이 없다고 반박했다. 전국교수노동조합 A 대학 지회는 24일 학내에서 대학 총장 B 씨의 성추행을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성추행 피해를 주장하는 여교수 C 씨도 함께 현장에 나왔다. 선글라스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C 씨는 노조원의 말을 빌려 당시 피해 상황을 설명했다. C 씨와 노조에 따르면, 비정년 트랙 신임 여교수인 C 씨는..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20대 신규 대원들 환영합니다." 23일 오후 5시 대전병무청 2층. 전국 최초 20대 위주의 자율방범대가 출범하는 위촉식 현장을 찾았다. 김태민 서대전지구대장은 마을을 지키기 위해 자원한 신입 대원들을 애정 어린 눈빛으로 바라보며 첫인사를 건넸다. 첫 순찰을 앞둔 신입 대원들은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고, 맞은 편에는 오랜만에 젊은 대원을 맞이해 조금은 어색해하는 듯한 문화1동 자율방범대원들도 자리하고 있었다. 김태민 서대전지구대장은 위촉식 축사를 통해 "주민 참여 치안의 중심지라 할 수 있는 자율방범대는 시민들이 안전을 체감하도록..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장애인 구직 행렬 장애인 구직 행렬

  •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 서리 내린다는 상강(霜降) 추위…내일 아침 올가을 ‘최저’ 서리 내린다는 상강(霜降) 추위…내일 아침 올가을 ‘최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