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드러난 의료폐기물 관리 부실

지역 노인전문병원과 요양시설 등 의료폐기물 관리가 부실한 노인복지시설이 무더기 적발됐다. 39개소 중 12개소나 적발된 금강유역환경청의 단속 결과를 보면 이러한 불법 처리가 만연돼 있음을 알 수 있다. 주로 혈액이 묻은 탈지면, 주사기 등 의료폐기물을 무단 처리하거나 전용용기나 전용보관창고가 아닌 곳에 보관한 경우다. 불법 보관ㆍ유통ㆍ처리가 일상화되고 있었다.

의료폐기물을 엄정히 다루는 이유는 다름 아닌 시민의 건강과 안전을 위협하는 감염성 폐기물이기 때문이다. 병ㆍ의원을 포함한 관련 사업장은 의료폐기물을 종량제 봉투 등에 넣어 부적정하게 처리되는 일이 없도록 매뉴얼을 준수해야 한다. 금강청 등 관계당국도 처리 과정의 투명성 제고에 더욱 힘쓰기 바란다.

특히 노인복지시설의 30% 이상이 적발된 사례는 지속적인 지도와 단속의 필요성을 환기시켜 준다고 할 수 있다. 고발, 과태료 부과 등의 행정처분 이전에 불법을 원천 차단한다는 자세가 필요하다. 정해진 전용용기에 넣고 관련 규정에 따라 적정하게 위탁 처리해야 할 것이다. 지역 사업장 가운데는 지정폐기물 처리계획서를 작성, 처리하지 않다 고발조치 되기도 했다. 의료폐기물로 별도로 관리되는 지침을 무시한 듯하다.

기본 룰을 안 지키고 작은 병원에서 큰 병원으로 의료폐기물을 옮겨 처리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위반 내역과 유형이 무엇이든 의료폐기물의 부적정 처리는 여러 가지 피해와 부작용을 야기할 수 있다. 처음부터 전용용기와 전용보관창고에 보관하고, 환자의 탈지면 등을 무심코 버리는 일이 없으려면 철저한 뒤처리도 중요하다.

전용용기에는 폐기물의 종류와 사용개시일을 적는 등의 처리 방법을 몰라서 이행하지 않는 것이 아닐 것이다. 누구보다 시설ㆍ사업장 관계자들은 주먹구구 식 처리를 용인하지 않고 전산 프로그램에 입력하고 관리하게 돼 있는 이유를 모르지 않을 것이다. 오작동으로 배출내역이 미입력되는 일도 없어야 한다. 적발 사례가 이렇게 많은 걸로 미뤄보면 법규 준수 의지가 해이해져 과태료를 내면 그만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지 의심될 정도다.

금강청은 3일 단속 확대 의지를 밝혔다. 노인복지시설은 물론 종합병원, 개인병원 등에 대해서도 상시 단속반을 가동해 감염 제로의 상태로 만들어야 한다. 적발 시설들을 행정기관에 통보하고 재적발되지 않도록 지도점검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충청권 광역시ㆍ도, 시ㆍ군ㆍ구 및 관련기관과 합동 점검하는 등 공조체제도 갖춰야 한다고 본다. 의료폐기물 불법 처리는 전염성이 강하고 인체에 직접 위해를 준다. 수질과 토양 오염과 같은 2차 환경오염도 유발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