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종영 정림종합사회복지관장 |
자연적인 바람風이 있습니다. '산 위에서 부는 바람 시원한 바람, 그 바람은 좋은 바람 고마운 바람' 할 때의 바람은, 봄에는 산들거리다가 여름에는 시원하며, 가을에는 서늘하다가 겨울에는 매서워지기까지 합니다.
때론 중년여성이 바람을 일으키는 주인공이 되기도 합니다. 이들이 일으키는 바람을 일컬어 우리는 '치맛바람'이라고 합니다. 자녀의 학교공부나 회장 자리를 염두에 둔 엄마들이 교육의 현장에서 일으키는 치맛바람이 그 중의 하나요, 땅투기를 목적으로 하여 일으키는 복부인들의 치맛바람도 특이한 바람이로되 바람의 일종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소망(所望)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순 우리말로는 '바람'입니다.
무언가가 이루어지기를 바라며 꿈을 꾸고 이를 마음으로 그리는 그 무엇이 소망이요, 바람입니다. 성경에서 '모든 것을 참으며 모든 것을 믿으며 모든 것을 바라며 모든 것을 견디느니라'(고전 13:7) 할 때 바라는 것이 소망입니다. 이 소망은 믿음, 사랑과 더불어 항상 우리 곁에 있을 것입니다.
요즘 정치의 계절이 되다 보니 은근히 바람을 기대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정치의 역사를 보면, 바람의 역사였음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습니다. 탄핵 역풍 덕을 보았던 시절도 있었고요, 충청도를 중심으로 한 바람 덕을 본 이들도 있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고 보면 우리 국민은 정치를 하는 사람의 그 됨됨이를 보는 것이 아니라 그때그때 불어오는 바람에 따라 표를 던지는 경향이 있었음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선거철만 되면 부는 또다른 바람이 있다면, 복지바람입니다. 무상시리즈, 퍼주기, 복지포퓰리즘 등의 바람을 일부러 일으키면서 복지인들의 마음을 싱숭생숭하게 하며 너도나도 민생우선 서민우선을 노래합니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고 보면 전혀 민생도 서민도 우선이 아니었음을 보는 경우가 태반이었습니다. 제대로 바람맞은 것이지요.
이번 선거에 부디 바라건대, 바람에 기대어 한 자리 해보고픈 이는 아니었으면 싶고요, 서민들로 하여금 바람맞게 하는 이도 아니었으면 합니다. 다만, 서민의 마음을 속시원하게 하는 그런 봄바람 같은 사람이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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