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세종시 '원안+α' vs '노무현 DC'

▲ 김공배 연기

세종시의 정치적 상징성을 놓고 새누리당, 민주통합당, 자유선진당 간 고지 점령전이 불을 뿜고 있다.

민주통합당은 세종시는 노 전 대통령이 창조한 도시로 거물급 인사까지 투입, 한명숙 당 대표, 안희정 충남지사가 지원에 가세하고 있다.

민주통합당은 이번 선거에서 이길 경우 세종시에 이른바 '노무현 기념공원'을 만들어 노 전 대통령 업적을 역사로 남긴다는 야심찬 계획까지 갖고 있다.

새누리당도 세종시는 박근혜 위원장으로 인해 재탄생된 '모태도시' 라는 사실을 상기시키면서 빼앗길 수 없다는 입장이다. 만약 패한다면 박 위원장의 입지 축소는 물론 원칙과 신뢰로 대표되는 그의 정치적 정체성마저 동반 붕괴되기 때문이다.

자유선진당도 다급하기는 마찬가지다.

선진당이 패한다면 지역당이라는 기초 기반이 송두리째 흔들릴 뿐 아니라 심 대표의 정치적 생명마저 위태롭기 때문에 사활을 걸었다.

인구 10만에 불과한 세종시에 민주당, 선진당이 선대본부를 아예 세종시에 두고 후보들을 선대본부장으로 내세운 것은 이런 맥락에서 해석이 가능하다.

이런 가운데 새누리당도 고전 형국이다.

이 때문에 새누리당 후보 캠프는 박 위원장 도움을 원하지만 말로만 세종시 중요성을 강조할 뿐 실제 지원유세에 나서지 않고 있다.

보수연합 차원에서 국회의원은 심 대표를 밀고 시장은 최 후보를 당선시킨다는 '모종의 딜(deal)'이 있는지, 세종시 지역정가는 박 위원장 행보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세종시 '원안+α'로 맞선 박 위원장, '노무현 D.C'를 그리는 민주통합당, 마지막 보루를 사수하는 선진당, 세 당이 벌이는 '중원의 혈투'는 그래서 더욱 관심지역이 됐다.

만일 새누리당 후보들이 낙선할 경우 충청지역 여론은 박 위원장에 대한 실망감을 넘어 대선가도에도 심각한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높다.

'박 위원장은 세종시를 버렸다' 는 지역민심을 막을 수 있을지, 과연 박 위원장의 판단은 무엇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