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ㆍ11 총선 대전 서구 을에 출마하는 5명의 후보자들이 유권자들의 눈길을 끌기 위해 현장을 찾아 이름과 얼굴 알리기에 분주하다. 왼쪽 사진부터 최연혜(새누리당), 박범계(민주통합당), 이재선(자유선진당), 서진희(정통민주당), 김윤기(진보신당) 후보. 이민희ㆍ손인중 기자 |
정부대전청사와 대전시청, 시교육청, 대전지방경찰청 등 행정기관이 밀집돼 있는 대전 서구 을은 중산층이 대거 거주하면서 지역여론을 주도하는 '대전의 신정치 1번지'로 불리고 있다. 다른 지역에 비해 생활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는 만큼 개발보다는 문화와 복지ㆍ생활체육ㆍ교육 등에 대한 열망이 높다.
서구 을 국회의원 선거는 최연혜 후보, 민주통합당 박범계 후보, 자유선진당 이재선 후보가 3각 대결을 펼치고 있다. 여기에 정통민주당의 서진희 후보와 진보신당의 김윤기 후보가 가세해 5명의 도전자가 여의도행을 놓고 표밭을 누비고 있다.
공천이 확정된 후부터 새벽 5시 30분에 일어나 새벽 2시 30분에야 잠이 든다는 새누리당 최연혜 후보는 촌각을 나눠 지역구를 누비고 있다. 기자가 동행한 지난달 31일에도 최 후보는 새벽 6시부터 거리 유세를 다녀온 뒤 오전 회의를 거쳐 다시 대형마트 앞에서 명함 돌리기에 나섰다. 최 후보는 유권자들과의 만남 이외에도 “공약에 보다 심혈을 기울였다. 유권자들이 알아 줄 것”이라며 조심스럽게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최근 여론 조사에서 선전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민주통합당 박범계 후보는 이날 여론 조사 대응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유권자들과의 스킨십에 박차를 가하는 한편, 앞으로 전체적인 정국의 변수가 지역의 판세를 좌우할 것으로 보고, 여러 돌출 변수에 대한 점검과 함께, 주말 합동 유세전 준비 등 눈코뜰새 없는 하루를 보냈다. 그는 “이제는 바꿔야 할 때”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현역의원인 자유선진당 이재선 후보는 이날 오전부터 둔산 지역에서 시간당 서너개의 아파트 단지를 돌며 한 표를 호소했다. 3선의원으로 조직력과 인지도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며 지역구를 다져온 탓에 그를 알아보며 경적을 울려 인사하거나 먼저와 손을 잡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는 대전ㆍ충남 공약이행률 1위라는 점을 내세우면서 “바닥 민심은 나의 의정활동을 제대로 평가해 줄 것”이라고 확신했다.
선거운동이 본격화 됐지만 선거 분위기를 놓고 지역민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둔산동에서 만난 박민선(32)ㆍ이지혜(28)씨 부부는 “선거를 하는 줄도 몰랐다”면서 “누가 되든 별로 관심없다. 그저 물가만 안정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반면 월평동에서 만난 최성규(45)씨는 “새누리당은 누가 공천 받았는지 모르겠고, 충청도는 민주당을 싫어한다”며 “선진당은 심대평 대표와 이회창 대표가 싸우는 통에 민심이 떨어졌다”며 “그래도 이재선 의원과 박범계 후보간 싸움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갈마동 버스 정류장에서 만난 주부 백미정(41)씨는 “성당에서 바꿔야 한다고 얘기하더라”고 말하자 일행의 한 주부는 “제대로 한번 큰 인물 만들어야지, 중간에 바꾸면 되냐”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택시운전기사 김모(54)씨는 “박 후보가 몇년 전부터 택시 기사들에게 안부문자를 보내며 지극정성으로 관리 해왔다”면서 “그래도 민주당은 종북론 같은 사상 논쟁이 벌어지면서 비호감이 커졌다. 선진당의 인기도 예전같지 않다. 이래서는 결국 조직력의 싸움 아니겠느냐”고 전망했다.
오희룡 기자 hu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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