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건축가는 대장암으로 투병생활하다 작년 3월 세상을 떠났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봉하마을 사저와 '기적의 도서관' 설계로 유명한 정기용 건축가. 그의 마지막 1년을 '고양이를 부탁해'의 정재은 감독이 동행하며 기록했다. 전북 무주의 '공공건축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기적의 도서관 프로젝트', '건축가의 집' 등 그의 작품을 돌아보면서 멋진 건축보다 인간과 자연의 조화, 사용자가 누리는 마음의 여유를 배려한 그의 철학과 삶을 비춘다.
죽음이 임박한 정기용은 수십 년 함께 한 직원들이 둘러싼 이동식 침상에 누워 하늘과 바람과 나무에 차례로 감사하다고 말한다. 또한 시대를 걱정했다. '흙건축'의 대가답게, “문제도 이 땅에 있고, 그 해법도 이 땅과 이 땅에 사는 사람들에게 있다”고 칠판에 꾹꾹 눌러 쓴 문장이 눈에 박힌다. 영화는 시종 담담하지만 관객의 반응은 뜨겁다. 지난 26일까지 관객 1만6152명을 모아 독립영화 흥행기준선인 1만 명을 넘어섰다. 건축가 정기용 선생의 삶과 건축은 이번 주말 대전아트시네마에서 만날 수 있다.
안순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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