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직접적 방법은 지역 연고 40~50대 작가들의 우연한 공통점으로 발견, 한국 현대미술 속에 하나의 특징으로 드러나기도 한다. 이들의 특징을 모아 새로운 언어를 구축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지역 미술의 한 특징을 발굴하는 계기를 마련한다.
노력을 통해 탄생한 작품들을 감상하면서 거기에서 오는 감동과 새로운 이야기들을 만나볼 수 있는 전시다.
▲양순호 개인展=양순호 작가의 개인전이 다음 달 4일까지 모리스 갤러리에서 열린다. 양 작가는 10여 년 전 지인이 외국을 다녀오면서 선물한 꽃 그림책 이후 꽃의 서정성이 마치 사람들의 다양한 모습 같아 보여 꽃을 그리게 됐다. 꽃을 통한 다의적(多義的) 세상보기의 시발점이다. 동ㆍ서양을 막론하고 고대부터 현재까지의 많은 글에서 꽃을 여성으로 상징화해온 지 오래다. 그러나 양순호는 시각적 조형언어가 가질 수 있는 직접적인 방법으로 '꽃'을 여성 성에 가둬 두지 않고 인간 전체의 군상으로 확장시켜 의인화하고 있다.
그녀의 꽃은 두툼한 입체감과 꽃대의 강인함보다는 방금 물을 흠뻑 먹은 기분 좋은 싱싱함과 상쾌함으로 다가온다. 양 작가는 마치 수채화에서나 맛볼 수 있는 물맛의 풍부함을 유화 물감으로도 선보이는 듯하다. 양순호 작가의 꽃은 꽃 자체가 중후하다거나 실존적이라기보다는 유한 적이며 찰나적 기운이 강한 생에 단 한 번 피는 꽃 같은 감성으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인다.
박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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