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ㆍ중국ㆍ일본의 10살 남짓 학생들이 만나 서로의 가정에 머물며 문화도 배우고 축구로 우정도 다지는 국제교류 대회가 11년째 이어져 화제다.
한ㆍ일 월드컵개최를 기념해 2002년 3개국 학생들이 대전 동구에서 공동 축구대회를 벌였던 것을 인연으로 서로의 나라를 순회하며 지금까지 축구 우정을 다지고 있다.
▲ 한ㆍ중ㆍ일 홈스테이 축구대회에 참석한 중국 학생들이 주민 가정에서 함께 생활하며 문화를 익혔다. |
지난 26일 오전 10시, 대전 동구 동신중학교 운동장은 파란색 인조잔디 위에 알록달록 유니폼을 입은 아이들이 축구공을 쫓느라 여념이 없었다. 10살 또래의 아이들처럼 공을 빼앗았다 놓치기를 반복하는 가운데 흰색 유니폼을 입은 학생들은 중국어로 의사소통을 하고 있었고 파란색 유니폼의 학생들에게선 일본어가 들렸다. 이들은 동구청과 대전국제교류문화원에서 초청해 대전을 찾은 중국 양주시 소년축구팀과 일본 쓰쿠바시 소년축구팀이다.
26일부터 이틀간 대전 판암초교 축구팀과 대전 JS클럽과 각각 친선경기를 하려고 동구를 찾은 것이다.
이들의 인연은 11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1년 일본 도요하시시에서 3개국 학생들이 처음 축구대회를 가진 것을 시작으로 한ㆍ일 월드컵 공동개최를 기념해 동구청(구청장 한현택)과 대전국제교류문화원(이사장 이종태)이 2002년 주최한 '한ㆍ중ㆍ일 친선축구대회'가 지금까지 매년 '대전 동구-중국 양주시-일본 쓰쿠바시'를 돌아가며 열리고 있는 것.
동구 문화공보과 이동근 담당은 “11년 전에 3개국 학생들의 친선경기를 주선했던 것을 계기로 학부모들의 반응이 좋아 지금까지 축구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축구 대회기간 상대국 아이들을 자국의 일반 가정집에서 생활하는 '홈스테이 축구대회'라는 점이 특징이다.
이날 친선축구를 벌인 중국과 일본 학생 42명은 24일 대전에 도착해 지역 12개 일반 가정집에서 이틀을 보냈다.
판암초등학교 학부모를 중심으로 홈스테이 가정을 모집해 이들 중국과 일본 학생들이 가정집에 머물며 자녀와 친구도 되고 한국의 가정문화를 익힐 수 있도록 했다.
중학생 2학년 딸을 둔 신광철(46)씨는 “중국 학생 2명과 지난 주말 이틀 동안 집에서 함께 생활했는데 대화는 잘 통하지 않아도 서로의 생활방식을 경험하는 색다른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대전국제교류문화원 이종태 이사장은 “11년 전 초등학생 때 대전의 가정집에 머물었던 중국과 일본 학생이 지금은 성인이 돼 대전이라는 도시의 추억을 알리는 홍보대사가 되어 있을 것”이라며 효과를 설명했다.
동구는 국제교류가 계속 이어질 수 있도록 예산과 제도차원에서 지속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다. 동구 박종수 자치행정국장은 “동구의 학생들이 어렸을 때부터 견문을 넓히고 이웃국가의 문화를 경험하고 친구를 사귈 수 있는 좋은 대회여서 꾸준히 개최하겠다”고 말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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