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럴 때 충남도가 '멘토'를 자임해 세종시에 광역행정을 전수하기로 한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세종시의 모태인 연기군이 충남도 산하 기초단체였던 인연으로 봐서는 당연한 일이기도 하다. 세종시는 출범과 동시에 충남도에서 분리돼 정부 직할이 되더라도 상급단체였던 충남도와의 인연을 계속 이어감이 옳다. 이제 그 방식이 광역단체 간 협력과 상생으로 승화된다는 점이 다르다.
물론 세종시는 광역단체이면서 일부 기초단체와 같이 주민 복지행정을 직접 담당하는 이중적 성격을 띠게 된다. 하지만 기존 연기군 시절의 노하우를 원용하면 되는 부분이라도 그대로 답습하지 말고 발전적으로 계승해야 한다. 세종시는 덧칠을 한 연기군이 아니라 새로운 명품도시다. 방법의 측면만이 아닌 마인드의 변화가 따라야 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세종시에 요구되는 것은 기초사무가 혼재된 광역사무 수행 능력 그 이상이다. 누구보다 연기군과 편입지역 공무원들은 법적 지위가 보장되는 세종시로 그대로 갈아타 종전처럼 하면 된다는 느긋한 관행부터 타파해야 한다고 본다. 한편으로 인구 규모 면에서는 단순히 대도시 행정 대응 시스템을 갖고는 특별자치시 사무에 차질을 빚을 수도 있다.
특별자치시의 국내 첫 사례인 세종시는 우선 광역행정 변화관리, 중앙부처와 광역지자체 간 업무 과정, 문제 해결 능력 등 광역행정의 기본을 충남도로부터 완전히 전수받아야 할 것이다. 도시 지위가 어떻든 상수도, 보건ㆍ위생, 공해대책, 교통 등 여러 가지로 인접 지자체와 무관할 수 없다. 행정구역을 초월해 충남도와 대전시, 충북도, 경계를 접하는 인근 시ㆍ군 지역 간 끈끈한 협력의 고리를 끊으면 안 된다.
그러자면 그만한 행정력을 갖춰야 한다. 지금 우선시할 일은 광역단체 공무원으로서 현장 비교근무 등으로 전반적인 광역사무 수행 능력과 중장기적인 안목을 배양하는 것이다. 대전시와 충북도와도 교류하면서 실무 감각을 익히기 바란다. 세계적 명품도시를 표방한다면 그에 상응하는 국제화 정책 개발 능력도 있어야 한다. 세종시 공무원의 소양과 마인드 향상을 도울 충남도의 역량 강화 프로그램에 거는 기대가 크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