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에서 처음으로 일반중학교 국어교사로 교단에 선 유창수(43)씨를 격려하기 위해 대신고 동문들이 22일 오후 가오중학교를 방문해 유창씨를 격려하고 있다. 손인중 기자 |
“교사가 되기 위해 얼마나 힘든 과정을 겪었을지…. ”
“직접 찾아가서 격려하자는 의견이 많아 직접 찾아왔다.”
모교 출신이 전국 최초의 시각장애 1급 교사가 됐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대전대신고 동문이 해당 학교를 찾아 후배를 격려했다.
지난 1일자로 가오중으로 발령된 유창수(43ㆍ14회 졸업생) 교사, 그는 특수학교가 아닌 일반학교에 임용된 시각장애 1급의 국어교사다. 대신고와 한남대 국문과를 졸업한 그는 이미 전국적으로 주목받은 인물로, 오랫동안 온갖 시련을 겪은 후 지금은 가오중에서 1주일에 12시간의 수업을 담당하는 엄연한 교사다.
유 교사를 찾은 이들은 박영진 대신고 교장과 성호제(4회), 박병춘ㆍ신태철(5회) 동문 등 모두 4명이다. 박영진 교장은 “모교 출신이 정말 어려운 일을 이뤄냈다는 사실에 격려하자는 의견이 많아 이렇게 오게 됐다”고 말했다.
실로 오랜만에 고교 동문을 만난 유 교사는 “대단하지도 않은데, 이렇게 와주셔서 정말 고맙다”고 답했다. 유 교사는 “과거 '야자' 할 때 스탠드를 켜놓고 책을 봐도 인식하는 게 느릴 정도로 눈이 나빴다. 전기요금을 더 내야 한다는 농담을 하면서도 선생님들이 많이 응원해줬다”고 회상했다.
박영진 교장은 “보조교사는 물론, 각종 교재와 시설 등을 교육청에서 특별히 신경 써줬다. 없는 걸 만드는 게 사실 어려운데, 용단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최근식 교감은 “혹시나 오해가 있을 수 있어 학부모 총회 때 유 교사를 소개했다. 동료교사들도 특별하지 않고 일반 교사처럼 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오중 학생회장인 임모(15)군은 “수업은 안 들어봤지만, 불편한 몸으로 학생을 가르치는 교사를 택한 건 존경스럽다”고 말했다.
사회과목 김영미 교사는 “장애를 극복하고 매사에 긍정적인 모습이 보기 좋다. 학생들에게 희망과 귀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 교사는 “아이의 이름과 얼굴이 아닌, 목소리와 이름으로 구별한다. 그만큼, 많은 시간이 걸리겠지만, 아이들에게 더 다가서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법과 제도만 뒷받침해 준다고 장애인 정책이 제대로 시행되지는 않는다. 사람들의 배려와 이해가 없으면 법과 제도는 무용지물이라는 걸 느꼈다”고 강조했다.
윤희진 기자 heeji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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