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대표간염이 B형 만성간염에서 C형 만성간염으로 바뀌고 있는 추세다. C형 간염은 A형, B형 간염에 비해 일반인에게 덜 알려져있고, 또 예방백신이 개발돼 있지 않다. 이에 대한 무관심으로 진단이 늦어지고 치료 시기도 놓치게 돼 결국에는 간경화, 간암까지 이르게 되는 위험한 간염이다. 만성 C형 간염에 대해 건양대병원 소화기센터 강영우 교수의 도움말로 자세히 알아보자. <편집자 주>
▲ 건양대병원 소화기센터 강영우 교수 |
최근 통계는 2011년 4월까지 1124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이는 표본조사 결과이므로 실제는 더 많은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고 봐야한다. 학계에서는 국내 C형 간염의 유병률이 국민의 1%, 약 60만명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대부분의 건강검진 항목에 C형 간염 검사가 포함돼 있어 C형 간염 진단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에 국내 간암 유발의 주원인으로 주목받던 B형 간염은 1980년대부터 전국적으로 시행된 백신접종의 영향으로 감소하고 있다.
현재 국내 간경화 환자의 약 12%, 간암 환자의 약 15%가 C형 간염이 원인인데,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웃 일본에서도 C형 간염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로 보아 비슷하게 예측하기 때문이다.
만약 배우자가 C형 간염 환자라면 부부가 같이 검사해야 한다. 문제되는 것은, 최근 젊은이들 사이에 유행하는 불법 신체문신, 눈썹과 입술 등의 부분 문신, 피어싱, 귀뚫기 등 혈액을 통한 감염시술이 위험하다.
간질환이 그러하듯 C형 간염 역시 침묵의 질환이다. 즉 대부분 증상이 없다. 때로 피로감을 가장 많이 호소하고, 소화 불량, 식욕부진, 메스꺼움, 오른쪽 상복부의 통증과 불편감 등이 있다. 그러나 이는 C형 간염의 특이한 증상이라기보다는 간질환의 일반적인 증상들이다. 중요한 것은 대부분이 증상없이 진행되기 때문에 증상이 없다고 안심할 것이 아니라 정기검진이 꼭 필요하다. 증상이 나타날 때면 이미 위험한 상태로 발전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진단=C형 간염의 감염여부는 혈액검사를 통해 알 수 있다. 1차 C형 간염 바이러스검사에서 양성이라고 판정되면, 2차 검사인 C형 간염 유전자검사를 한다. 여기에서도 양성이 나오면 진단이 된다. 3차 검사로 유전자형을 검사해 순종인지 독종인지 판별한다. 즉 C형 간염의 진행도와 예후, 간기능 등을 종합해 판정할 수 있다.
1992년 초창기에 인터페론 단독으로 치료할 때에는 치료율이 10% 정도로 C형 간염은 치료가 안 되는 병으로 포기했다. 그러나 현재는 '완치 가능한 병'으로 오히려 B형 간염보다 더 적극적인 치료를 권한다.
표준치료는 '페그 인터페론'과 항바이러스제인 '리바비린'의 병합치료다. 과거 인터페론은 주 3회 피하주사를 맞았으나, 현재 '페그 인터페론'은 주 1회 피하주사로 약효의 지속시간을 늘리고 우수한 치료효과와 환자의 순응도를 높였다.
유전자형에 따라 치료반응이 다르다. 독종인 1형은 48주 치료하며, 전체 완치율이 약 40~50%다. 그러나 12주에 검사해서 반응이 좋은 경우, 즉 '초기 바이러스 반응'이 있는 환자는 완치율이 70% 이상이다.
반면 2, 3형은 24주 치료하며, 전체 완치율이 90% 이상으로 매우 높다.
B형 간염 치료와 같이, 20~30대에 일찍 진단하고 치료할수록 완치율이 높다는 사실을 알고 조기진단과 적극적인 치료가 절실하다. 65세 이상의 고령자에서는 젊은 층에 비해 낮은 치료 반응과 높은 부작용으로 적극적인 치료가 어렵기 때문이다.
C형 간염의 치료목표는 간의 염증만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C형 간염 바이러스를 근원적으로 제거하는 것이다. 마치 수면 위에 떠있는 빙산의 일부분보다는 수면아래 있는 빙산의 뿌리를 근원적으로 없애주는 것이다. 따라서 간기능 개선제나 간에 좋다는 민간요법과 생약, 한약제들은 C형 간염의 근원적인 치료제는 아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조기진단과 완치율이 높은 표준치료를 받는 것이다.
▲예방=현재로서는 예방백신이 없기 때문에 무조건 감염경로를 피해야 한다. 앞에 말한 시술들을 포함한 감염경로들을 피하고, 면도기, 손톱깎기는 같이 사용하지 말고, 개인별로 사용하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예방 백신이 개발되지 않는 큰 이유는, C형 간염 바이러스가 영악해서 천의 얼굴을 가진 것 처럼 그 모습을 수시로 바꾸기 때문이다. 즉 바이러스 자체가 유전자 변이를 자주 일으키기 때문이다.
건양대병원 강영우 교수는 “현재 백신연구가 집중되고 있어, 먼저 개발된 A형, B형 간염백신처럼 앞으로 C형 간염 백신 개발에도 희망이 있다”고 말했다.
김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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