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윤호]착한 기업이 미래 살린다

[송윤호]착한 기업이 미래 살린다

지속가능경영 위한 '사회적 책임' 중요성 강조

  • 승인 2012-03-21 14:24
  • 신문게재 2012-03-22 12면
  • 송윤호 YK경영컨설팅 대표·백북스 사무국장송윤호 YK경영컨설팅 대표·백북스 사무국장
[백북스와 함께 읽는 책]책임혁명-제프리 홀렌더 저

▲ 송윤호씨
▲ 송윤호씨
저자인 제프리 홀렌더는 미국의 대표적인 친 환경 가정용품 및 퍼스널 케어 용품 브랜드인 '세븐스 제너레이션'의 공동 설립자 겸 회장으로, 세계경제포럼, 하버드 환경포럼, 그린 페스티벌, 세계자원연구소, 유엔지속가능성장 정상회담 등에 초청돼 활발한 강연활동을 벌이고 있다.

최근 몇 년 동안의 세계 경제상황을 살펴보면 역사의 거대한 흐름 속에서 매우 큰 전환기를 맞이하고 있는 듯하다. 급락하는 경제로 인해 미국은 물론 유럽도 거대한 불황의 소용돌이에 직면해 있으며 대공황 이래 그 어느 때보다도 더 많은 일자리가 사라지고 국가들이 부도 직전에 내몰려 있다. 그러나 지금의 전환점은 단순히 경제의 침체만을 나타내고 있지 않다. WWF(세계야생기금)에 따르면 우리는 지금의 생활양식을 유지하기 위해 지구 자원의 1과 3분의 1 만큼 쓰고 있다고 한다. 만약 중국의 천연자원 사용량과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 면에서 미국의 그것과 동등하게 된다면 지구가 한 개 더 있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자원 소모와 환경 파괴로 인한 파장은 불공정하게도 가난한 사람들에게 돌아가고 있다. 현재 WHO(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현재 세계 인구의 20%는 깨끗한 식수를 마시기 어려운 형편이며 이 수는 2020년 후면 두 배가 될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지금 이 순간에도 기업들과 각국 정부들은 그저 최대의 이윤 추구와 경제를 성장시키는 것에만 관심을 갖고 있다. 모두들 심각하게 문제를 인식하고는 있지만 실제 행동을 취하지는 않은(혹은 못하는)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이러한 추세가 지속되면 지구에는 어떠한 일들이 벌어질까?

물론 과거에 비해서는 환경파괴에 대해 좀 더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 하지만 과거에 비해 환경에 덜 해로운 기업의 활동들이 미래를 대비하기에 충분할 것일까? 이를 통해 과거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건강한 미래를 만드는 것이 정말 가능할지 생각해 본다면 회의감만 든다. 심각하게 생각해보면 과거보다 더 건강한 미래로 나아가자는 집단의지가 상실된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건강한 미래를 건설하기 위해서는 기업도 선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 물론 거의 모든 기업들이 사회적 책임을 스스로 주창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기업들은 분칠 가득한 사회적 책임 보고서를 내놓고, 사회적 책임을 담당하는 고위 임원직을 신설하거나 녹색광고를 하는 등에서 멈추고 있다. 한 마디로 메아리뿐인 책임경영인 것이다. 여전히 대부분의 기업들은 말로는 기업 책임을 받아들인다고 하면서도, 스스로의 기업 활동이 사회와 환경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을 외면하고 있다. 그저 주가 상승을 추구하거나 경영진의 이익만을 생각할 뿐이다. 그들에게는 소수의 이익이 다수의 복지보다 훨씬 더 중요한 것이다.

▲ 제프리 홀렌더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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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프리 홀렌더 저
하지만 극소수의 기업들을 통해 사회적 책임 운동이 싹트고 있는 것은 우리에게 희망을 준다. 저자인 제프리 홀렌더는 21년 전 사회적 정의와 환경적 정의를 제품, 시장, 그리고 경영 혁신과 결합시켜야 한다는 신념을 가지고 세븐스 제너레이션을 공동 창업했다.

최근 세븐스 제너레이션은 약 1억5000만 달러의 연매출을 올리고 있는데, 이는 150명도 채 안 되는 인력으로 달성한 것이다. 이 회사는 단순히 친환경 제품을 생산하고 판매하는 것을 넘어서 자사의 제품을 이용해 소비자들에게 더 건강한 가정과 생태계를 만드는 방법을 알려주고 있다. 이러한 마케팅을 통해 세븐스 제너레이션은 책임 마케팅이라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해 나가고 있으며 미국에서 가장 빨리 성장하는 천연 가정용 제품 및 퍼스널 케어 제품 브랜드가 되었다.

단순히 환경을 덜 파괴하는 것과 일자리를 늘리는 것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것이 아니다. 이제는 '혁명'이 필요하다. 책임 혁명은 이산화탄소를 감축하고, 자원 낭비를 줄이고, 자선 기부 활동을 하는 것 이상의 일이다. 기업 활동 자체를 새롭게 혁신하고, 공정한 경쟁 논리를 통해 기업의 목적 자체를 다시 규정하는 일이다. 나아가 기업과 세상이 소통하는 방법을 근본적으로 변화시켜야 혁명이 완수될 수 있고, 이 혁명이 성공해야만 건강한 미래가 우리 눈앞에 펼쳐질 것이다.

송윤호 YK경영컨설팅 대표·백북스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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