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령시 오천면 오포리 한국중부발전 보령화력발전소 정문 앞이 화재발생 후 철저한 출입통제를 하고 있다<위 사진>. 국내 최대 화력발전소인 보령화력발전소 인근의 주교면 고정리 주민들이 연탄가스와 화학물질 냄새로 고통받고 있다며 마을주변에 항의 현수막을 내걸고 해결책을 요구하고 있다. 보령=이민희 기자 |
한국중부발전 소속 충남보령화력발전소(보령화력)가 자체 진화를 이유로 30분 가까이 소방서에 화재 신고를 늦게 하는 등 미숙하게 대응해 화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더욱이 최근 화재가 난 1호기에 대한 안전점검을 한 것으로 알려져 형식적이고 허술한 관리가 이뤄지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난도 나온다.
지난 15일 오후 10시 30분께 보령화력 1ㆍ2호기에서 불이 나 화재경보 알람이 울리고, 5분 뒤 직원들이 지하 1층에서 불이 난 사실을 확인했다.
직원들이 분말 소화기를 뿌리고, 발전소 소방용역업체와 직원들로 꾸려진 소방대가 자체 소방차 1대를 몰고 갔으나 이미 크게 번진 불길을 잡지는 못했다.
결국 보령화력은 지식경제부 종합상황실에 보고한 뒤 화재경보가 울린 지 27분만인 오후 10시 57분 119에 신고했다.
소방당국에 화재 신고를 즉시 하지 않고, 자체 진화를 이유로 우왕좌왕하다 무려 30분 가까이 지나 신고한 것이다.
출동한 소방차도 제 역할을 했는지 미심쩍은 정황이 나오고 있다.
소방차가 현장에 도착했을 때 당시 화재 현장에는 분말소화기를 쏜 흔적만 있었을 뿐 소방차 출동 흔적은 발견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애초 자체 진화에 나섰던 소방대는 소방차를 보유하고, 소방 관련 학과 출신이나 소방설비 자격증 보유자가 일부 포함돼 있으나 소방관 출신은 아예 없어 신속정확한 조치를 할 수 있는 전문 진화기술을 확보하고 있진 않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부에선 보령화력이 3호기를 '세계 최초 4500일 무고장 운전기록'으로 기네스북에 등재 추진을 검토하는 등의 분위기를 의식해 자체 진화를 무리하게 한 것 아니냐는 지적 또한 나오고 있다.
여기에 이달 초 화재가 난 1호기에 대한 안전점검 결과 특별한 이상이 나오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국가 중요 기간시설이자 막대한 피해를 야기할 수 있는 대형 시설에 대한 안전점검이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이에 대해 보령화력 관계자는 “화재경보 알람이 울려 곧바로 전기룸으로 달려가 확인작업을 하는 과정에서 시간이 다소 걸렸고, 자체 진화에 나섰지만 역부족이었다”면서 “아직까지 정확한 피해 내역과 규모를 파악하지 못한 상태”라고 말했다.
최두선 기자 cds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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