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현택 동구청장 |
공복(公僕) 쉽게 얘기해서 머슴이다. 우리의 기억을 조금만 거슬러 올라가도 옛날 농촌이나 도시나 부잣집에는 머슴 한 둘은 꼭 있었다. 더 옛날 조선시대에는 더 많았다. 사극에도 많이 나오는 종이다. 대갓집에서 종노릇하는 것도 대갓집의 위치에 따라 종들의 행동반경도 달리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머슴, 즉 종은 대를 물려가면서 종노릇을 하면서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노비와는 성격이 조금 다르지만 가난한 집안이면 머슴을 살아야 먹고사는 시대였다.
이렇듯 머슴이라는 단어의 속성은 조금은 비하된 조금은 신분이 낮은 직분으로 치부되는 하위 계급인 것이다. 하위 계급인 머슴은 주인이 시키는 일을 잘해야 상머슴이 되고 일을 못하면 쫓겨나기 일쑤인 것이다. 이렇다보니 죽어라하고 주인의 말을 잘 듣고 주인에게 충성을 다해야 살아남는 게 머슴이다.
또한 머슴은 자기의지대로 일을 하다가는 주인의 눈 밖에 나서 제대로 그 집에서 일을 할 수 없는 상황이 오는 것을 어릴 때 보고 자란세대가 우리 기성세대다. 그것은 주인이 머슴에게 자의적 해석을 억제하고 발전적인 의견이 있어도 수용하지 않음을 뜻하는 것으로 머슴은 평생 머슴처럼 보이는 것이 옛날 우리 어른들에게는 있었다 할 것이다.
요즘이 어떤 시대인가? 인터넷이 발달해 정보가 홍수를 이루고 세계 어디서나 의견을 교환할 수 있고 정보를 공유 할 수 있는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사용이 일상화되어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 이런 시점에서 우리 공무원의 의식도 바뀔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 공무원도 시대의 변천에 따라 변화에 적응하고 행동하며 공무를 집행해야 한다.
머슴의식을 가지고 공무를 집행하는 공무원과 공인의식과 주인의식을 가지고 근무하는 공무원 중 누가 업무능률이 오르고 구민들과의 소통이 잘 되겠는가를 생각해보자. 아마도 후자의 공무원이 내가 구의 주인이라는 공인의식을 가지고 임하는데 창의적이고 적극적이며 민원인에게 더 친절하게 대하지 않겠는가? 우리가 과거에 보아 왔듯이 머슴은 주인이 시키는 일만을 해왔던 것이 사실이지 않은가? 그렇게 피동적으로 움직이는 공조직은 지금의 정보시대에서는 살아남기 힘들다. 조직원 전체가 주인이라는 공인 의식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업무에 임하는 조직이 지방자치제하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조직으로 거듭날 것이다. 주인의식을 가지고 공인이라는 의식을 가지고 근무할 때 공정한 업무 처리를 할 수 있고, 구민들에게 하나라도 더 혜택이 갈 수 있는 행정을 펼칠 수 있지 않겠는가? 공직자가 피동적으로 상부의 지시만 따르고 상사가 시키는 일만 하면 그 조직이 그 지자체가 발전할 수 있겠는가? 요즘 시대에는 좀 더 발전적으로 생각하고 다른 지자체보다 능동적으로 움직이면서 조직에 활력을 넣어 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요즘 우리 직원들에게 공무원의 위치에 대해 “공직자는 더 이상 공복(公僕)이 아닌 공인(公人)이라는 자긍심과 주인의식을 갖고 구정에 임하고 자신이 맡은 업무에 적극적이고 열정적인 태도로 주민들을 위한 공정한 업무처리와 공익에 봉사하자”라고 말하곤 한다. 그렇다 우리 공무원들은 앞으로 공인이라는 주인의식을 가지고 지역사회 발전과 구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서 부단히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다. 현재보다도 미래를 향한 생산적인 조직인 지자체가 될 때 공무원 개개인도 자긍심을 가질 것이며 지자체의 발전이 우리 대한민국을 지금 보다 한 단계 더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디딤돌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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