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란 이름의 정신병원 탈출할 수 있는 처방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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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란 이름의 정신병원 탈출할 수 있는 처방전은?

  • 승인 2012-03-14 14:25
  • 신문게재 2012-03-15 12면
  • 배문숙 기자배문숙 기자
●나는 정신병원으로 출근한다-마르틴 베를레 저

▲ 마르틴 베를레 저
▲ 마르틴 베를레 저
샐러리맨의 하루는 고달프다. 24시간의 절반 이상을 보내는 곳이, 내 청춘을 다 바치는 그곳이 사실은 아침마다 내게 구속복을 입혀 진정제를 투약한 다음 몽롱한 상태를 유지하는 정신병원이라니….

사장은 이 병원의 원장이고, 상사들은 나를 감시하는 간호사들이다. 내가 이럴려고 이곳에 왔던가 생각하니 그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그럼 얼른 퇴원해서 다른 곳으로? 그것도 녹록지 않다. 다른 곳이라고 다를 바 있을까? 어떤 선택을 해야 내게 가장 옳은 일일까? 이것도 안 되고, 저것도 안 되고. 그냥 평생 이 병원에서 환자로서 생을 마감해야 할까? 그렇게 살기엔 나는 너무나 소중한 존재다.

이 책은 두 개의 파트로 구성되어 있다. 1부에선 “바보들이 우글거리는 새장”을 소개하고 정신병원의 남모르는 질서에 대해 설명할 것이다. 멸종 직전의 공룡 같은 정신병이 어떻게 대기업에서 판을 치고 있는지, “상속받은 정신병”이 어떻게 우리 중기업들을 망치고 있는지, 비루한 진실이 화려한 거짓으로 어떻게 가려지고 있는지 알려줄 것이다. 2부 “엑소더스, 정신병원”에선 실제로 적용할 수 있는 '정신병원 테스트'를 이용해 당신의 회사가 실제로 얼마나 미쳤는지 점검해볼 수 있다. 그리고 정신병원을 탈출할 방법도 배우게 될 것이다. '조기경보 시스템'은 앞으로는 미친 회사를 피할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다.

자, 여기 당신에게 줄 명쾌한 해답이 있다. 정상적인 삶으로 돌아가게 해줄 퇴원허가서일 수도 있고, 혹은 더 강력한 약으로 바꾸어 지금 당신이 어디에 있는지 잊어버리게 해주는 투약처방전일 수도 있다. 기업에서 일어나는 일상적인 정신병을 제대로 아는 사람은 그 회사의 직원들뿐이다. 그들은 아무도 모르는 회사를, 바보들을 가두어놓은 새장을, 정신병원 주식회사를 몸소 겪은 사람들이다. 독일의 한 인터넷 구직사이트 설문조사 결과 직장인의 50%는 자기 고용주가 “부끄럽다”고 대답했다고 한다. 그럼 우리나라의 직장인들은 어떤 대답을 할까?

라이프맵/마르틴 베를레 지음/장혜경 옮김/320쪽/1만 3000원

배문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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