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일규의 묵향 이야기]화룡점정(畵龍點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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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일규의 묵향 이야기]화룡점정(畵龍點睛)

사물의 가장 중요한 부분을 완성시키기 위하여 끝손질이 중요함

  • 승인 2012-03-14 14:15
  • 신문게재 2012-03-15 11면
  • 박일규 대전 둔산초 교장국전 서예 초대작가박일규 대전 둔산초 교장국전 서예 초대작가
▲ 박일규 대전 둔산초 교장국전 서예 초대작가
▲ 박일규 대전 둔산초 교장국전 서예 초대작가
남북조시대, 남조인 양나라에 장승요라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우군 장군과 오흥 태수를 지냈다고 하니 벼슬길에서도 입신한 편이지만 화가로도 잘 알려진 사람이다. 그는 붓 하나로 모든 사물을 실물과 똑같이 생동감 있게 그림을 그렸다. 어느 날, 장승요는 금릉에 있는 안락사의 주지로부터 절의 벽면에 용을 그려 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그는 절의 벽에다 검은 구름을 헤치고 이제라도 곧 하늘로 날아오를 듯한 힘차고 생명력이 충만한 두 마리의 용을 그렸다. 물결처럼 꿈틀대는 몸통, 갑옷의 비늘처럼 단단해 보이는 비늘, 날카롭게 뻗은 발톱에 이 생동감 넘치는 용을 보고 감탄하지 않는 사람이 없었다.

▲ 화룡점정
▲ 화룡점정
그런데 한 가지 이상한 것은 용의 눈에 눈동자가 그려져 있지 않다는 점이었다. 사람들이 그 이유를 묻자 장승요는 이렇게 대답했다.

“눈동자를 그려 넣으면 용이 당장 벽을 박차고 하늘로 날아가 버릴 것이니 내 어찌 눈동자를 그릴 수 있겠소.”

“당치 않은 소리하지 마시오. 어찌 벽면에 그려진 용이 하늘로 날아갈 수 있단 말이오.”

그 말을 들은 사람들은 터무니없는 허무맹랑한 일이라고 웃어대면서 그의 말을 믿으려 하지 않았다. 당장 눈동자를 그려 넣으라는 성화에 견디다 못한 장승요는 별 수 없이 한 마리의 용에 눈동자를 그려 넣기로 했다. 그는 붓을 들어 용의 눈에 '획'하니 점을 찍었다. 그러자 돌연 벽 속에서 번개가 번쩍이고 천둥소리가 요란하게 울려 퍼지더니 한 마리의 용이 튀어나와 비늘을 번뜩이며 하늘로 날아가 버렸다. 얼마 후에 정신을 차린 사람들은 벽면을 바라보았는데 눈동자를 그려 넣지 않은 용만 벽에 그대로 남아 있었다고 한다.

사소한 것으로 전체가 돋보이고 활기를 띠며 살아나는 것을 비유하듯 모든 일에서 시작이 중요하듯 육상의 마지막 테이프 닫는 순간까지 마지막이 부실하면 모든 것이 유종의 미가 성실하지 못 한 것이다.

올해 임진년 흑룡 해 9가지 동물 모습(돼지코, 낙타머리, 사슴뿔, 토끼눈, 소귀, 뱀목과 배, 잉어비늘, 매발톱, 호랑이 발바닥)으로 된 상(祥)스러운 용 화룡점정(畵龍點睛) 임진년 흑룡의 해가 되도록 모두가 최선을 다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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