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감시부터 진화까지 우리가 맡겠습니다.”
▲ 관평동 보덕봉에서 대기 중이던 유성구 산불진화대원들이 산불발생시 진화요령을 시범해보이고 있다. |
매년 이맘때쯤 건조한 날씨와 부쩍 늘어난 등산객 탓에 산불발생이 잦아지면서 지자체마다 운영하는 산불감시대는 비상이 걸린다.
지난 9일 유성구 공원녹지과 내에 마련된 산불방지대책본부에서는 일반 업무를 보는 중에 팽팽한 기운이 감돌았다.
관내 방동고개와 보덕봉 2곳에 설치된 카메라에서 전송되는 산림현장 모습을 확인하고 산불감시대원들의 무전이 수시로 들어왔다.
공원녹지과 권태희 산림담당은 “유성은 숲이 많은 곳으로 이맘때처럼 건조한 시기에 작은 불씨가 큰 산불로 이어질 수 있어 CCTV와 감시대원을 통해 철저히 확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성구는 대전의 산림면적 3만㏊ 중 1만㏊가 위치해 5개 자치구 중 가장 넓으며 녹지대와 도시공원도 가장 많아 봄철 화재에 특히 주의하는 곳이다. 최근 3년간 대전지역에서 발생한 산불 47건 중 38건이 3~5월의 봄철에 발생했다. 화재 감시카메라로 확인할 수 없는 곳은 산불감시대원 9명이 지역을 나눠 순찰하며 산불 발생 여부를 확인한다.
▲ 산불감시대원과 구 담당 직원들이 감시초소에서 산불발생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
구의 '산림지리정보 종합관리시스템'에서는 산불발생 지점의 지형도를 입체영상으로 표시해 진화대의 투입 진로와 화재 확산 경로를 예상할 수 있는 시스템도 갖췄다. 여기에 산불진화 전문교육을 수료한 '산불진화대'의 역할도 크다. 구는 지난달부터 18명의 산불전문진화대를 꾸려 화재발생에 대비하고 있으며 이들은 산불발생 지점에 가장 먼저 도착해 진화하는 소방수 역할을 한다.
관평동 보덕봉 현장에서 만난 산불진화대 임헌준(47)씨는 “도시권에서 발생하는 화재와 달리 산불은 차량 진입도 어렵고 현장까지 등산로가 있는 것도 아니어서 체력과 진화대원의 호흡이 중요하다”며 “산불은 없는 게 좋겠지만, 혹시 모를 사고에 대비해 작업을 하며 대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산불진화대 장훈(54)씨도 “산불 발생의 60%는 등산객과 주민들의 실수에서 발화된 경우”라며 “주민들이 논두렁을 태울 때 미리 신고를 하고 등산할 때 라이터를 놓고 가는 것은 이제 필수가 됐다”고 시민들의 협조를 당부했다.
유성구는 오는 5월 15일까지 산불예방 강조기간까지 주말과 평일 오후 9시까지 비상대기를 하며 산불발생에 대비할 예정이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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