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드림의 끝은 '범죄자 낙인'

  • 사회/교육
  • 법원/검찰

코리안드림의 끝은 '범죄자 낙인'

보령 베트남 근로자 동료 살인미수… 5개월 도피끝 덜미

  • 승인 2012-03-12 18:21
  • 신문게재 2012-03-13 5면
  • 최두선 기자최두선 기자
“돈을 벌어 고향에 돌아가겠다는 꿈은 물거품이 되고, 동료를 죽일 뻔한 살인미수범이라는 낙인만 남았습니다.”

'코리안 드림'을 안고 28살에 베트남에서 한국으로 온 외국인 근로자 A(32)씨는 보령시 웅천읍의 한 축산농장에서 일을 했다.

A씨는 이 곳 기숙사에서 다른 외국인 근로자들과 함께 축사 청소 등 각종 궂은 일을 하며 하루하루 꿈을 키워왔지만 지난해 10월 8일 돌이킬 수 없는 길을 건너고 말았다.

그날 오후 8시 15분께 동료의 방에서 함께 술을 마시던 A씨는 자신보다 3살 어린 같은 국적의 외국인 근로자 B씨와 말다툼을 벌이게 됐다. 평소 일하는 것에 대해 불만이 터져 시작된 싸움은 주먹까지 오갈 정도로 험악했지만 동료들이 만류해 가까스로 마무리됐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자신보다 나이가 어린 B씨가 대든 것에 감정이 상해 있던 A씨는 자신의 방으로 사과를 온 B씨를 보자 화를 참지 못해 흉기로 찌르고 말았다. 복부와 어깨, 옆구리 등을 수차례 찔린 B씨는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지만, A씨는 그 길로 도망을 갔다.

경찰이 출국정지를 해 고향으로 도망칠 수도 없었던 A씨는 전북에 있는 같은 국적의 애인 C(35)씨를 만나 숨어지냈다.

C씨는 다른 사람 명의로 휴대폰을 등록해 A씨가 사용하게 했다.

A씨는 그렇게 전북의 모텔 등을 전전하며 무려 5개월 가까이 도피생활을 했다.

하지만 경찰은 A씨가 다른 사람 명의로 사용하던 휴대폰 위치 추적을 통해 수사망을 좁혀왔고, 경찰이 배포한 수배전단을 본 주민의 제보로 결국 모텔에서 붙잡히고 말았다.

A씨는 경찰에서 범행 일체를 자백하고, “왜 그런 짓을 했는지 모르겠다. 정말 후회된다”며 눈물을 흘렸다.

경찰은 범행현장 주변에서 혈흔이 묻어있는 A씨의 의류를 수거했으며, A씨에 대해 살인미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또 범인의 도피를 도운 혐의로 A씨의 애인 C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관계자는 “사소한 일로 결국 중죄를 짓게 된 이들은 결국 코리안드림의 꿈을 접은 채 고향으로 돌아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두선 기자 cds0817@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철도지하화 선도 사업 첫 타자 '대전 조차장역' 선정
  2. 설동호 교육감, 국회 교육위 출석해 사과… 질타 잇따라
  3. 무기력·신분불안 느끼는 교사들 "교사 의견 수렴 없이 졸속·탁상 대책 마련하고 있어"
  4. 대전 건설업체 2024년 기성실적 3.4%↑
  5. '사교육카르텔' 교원 249명 문항거래로 213억 챙겨…대전서도 2건 확인
  1. ‘장 담그기 좋은 날이네’
  2. 대전 초등생 사건 본질과 무관한 신상털기·유언비어 잇따라
  3. 교육부 대전교육청 감사… 긴급 분리·조치 등 신설 골자 '하늘이법' 추진
  4. 80돌 맞는 국립중앙과학관 2025년 전시·체험·강연 연간일정 공개
  5. 대전소방, 대전시립박물관 화재안전 점검

헤드라인 뉴스


교육부 교원 벽 높이기 검토… 졸속 대안에 임용 준비생 혼란 우려

교육부 교원 벽 높이기 검토… 졸속 대안에 임용 준비생 혼란 우려

대전 교내에서 발생한 초등생 살해 사건을 계기로 교육부가 교원 임용시험을 강화한다는 대책을 내놨지만 교육환경 체질 개선이 아닌 채용의 벽을 높인 졸속 정책이라는 비판이 잇따른다. 구체적인 계획과 설명도 없어 임용 준비생들의 불안감이 가중돼 오히려 교원 기피현상이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교육부는 故 김하늘 양 사건 이후 교육 현장 안전 체계를 공고히 하기 위한 '대전 초등생 사망 대응 방향'을 18일 발표했다. 교육부는 저연령 학생을 가르치는 교사가 특수 직군이라는 점을 들며 교원 양성 단계에서 교직적성 및 인성검..

"충남·세종 건설공사 기성액 늘었지만 중소건설사는 난항 지속"
"충남·세종 건설공사 기성액 늘었지만 중소건설사는 난항 지속"

2024년도 세종과 충남 건설공사 전체 기성액이 2023년도에 비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상위 건설사들의 약진이 반영된 결과로, 중소 건설사들의 어려움은 이어지고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19일 대한건설협회 충청남도회·세종시회에 따르면 충남 지역건설사의 전체 기성액은 지난해 4조9448억원 보다 2389억(4.8%) 증가한 5조1837억원으로 집계됐다. 업체별로 살펴보면, 충남의 경우 경남기업(주)이 3869억원으로 1위를 기록했으며, 활림건설(주)이 1922억원을 신고하며 2위, 해유건설(주)이 1870억원을 신고하며..

최근 5년 충남 주택화재 감소에도 사상자는 증가
최근 5년 충남 주택화재 감소에도 사상자는 증가

최근 5년새 충남지역 주택 화재는 감소세를 보이고 있으나, 사상자는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도 소방본부에 따르면, 최근 5년(2020∼2024년) 간 도내에서 발생한 주택 화재는 총 2612건으로 집계됐다. 2020년 556건, 2021년 542건, 2022년 526건, 2023년 473건으로 감소하다 지난해 515건으로 소폭 늘었다. 주택 화재에 따른 사상자는 총 180명으로 2020년 26명, 2021년 21명, 2022년 43명, 2023년 42명, 지난해 48명으로 증가했다. 사망자(총 54명)는 2020년 12..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봄이 오고 있어요’ ‘봄이 오고 있어요’

  • ‘해빙기, 위험시설물 주의하세요’ ‘해빙기, 위험시설물 주의하세요’

  • ‘장 담그기 좋은 날이네’ ‘장 담그기 좋은 날이네’

  • 인도 점령한 이륜차와 가게 홍보판 인도 점령한 이륜차와 가게 홍보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