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영록 문화부 체육팀 차장 |
구단 특성상 태생적인 한계가 있다고는 하지만 창단 15년이 된 구단으로서의 위상은 찾아보기 어려운게 현실이다.
한 때는 6강 진입과 안방불패, 정규리그 최다 관중 등을 앞세워 '축구특별시 대전'이라는 명성을 얻기도 했다.
대전시민들의 축구 열기와 대전시티즌에 대한 사랑은 대단했다.
당연히 이를 정치적으로 이용한 인사도 그만큼 많았다. 지난해 프로축구판에 몰아 닥친 승부조작 파문으로 인해 대전시티즌은 또 한번 추락 위기를 맞았지만 2002년 한ㆍ일 월드컵 주역인 유상철 감독을 영입하며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선수단의 70% 가량을 물갈이하며 분위기도 쇄신했다.
팬들은 분노했고 급기야 8일 만에 사장 사퇴라는 또 하나의 오점을 남겼다.
최은성은 1997년 대전시티즌이 창단하면서 입단했으며 대전에서만 464경기에 출장했다.
대전시티즌의 '레전드'이자 한국프로축구계의 역사로 기록되고 있다.
이런 그를 구단과 이사회에서는 재정적인 이유를 내세워 쫓아내듯 한 것이다.
대전시티즌은 창단 이후 10여 명의 사장이 교체됐지만 번번이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중도하차했다.
태생적 한계에 따라 정치적 논리로 사장이 임명됐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모든 사장이 잘못했다는 것은 아니다. 전직 사장 중에는 경영이나 업무 전반에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 인사도 많다.
염홍철 시장은 일련의 사태에 많은 신경을 쓴 듯하다.
지난 11일 홈 개막전에 앞서 인사말에서 “지난해 승부조작 파문, 올해는 최은성에 대한 재계약 불발 등 대전시민과 팬들에게 실망과 흥분을 안겼다”며 “이제껏 잘못된 것은 구단주인 저에게 있고, 앞으로 대전시민의 명예회복을 위해 잘못된 점은 보완하고 축구특별시 명성을 되찾을 수 있도록 시민들의 협조와 성원을 기대한다”고 목소리 높여 언급한 것이다.
염 시장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전국 공모를 통한 사장 선임에 나설 계획이다.
일각에서는 우려 섞인 부정적인 의견도 제기되지만 어찌 됐건 환영할 일임에는 분명하다.
고려할 점은 스펙만 훌륭한 사장보다는 축구는 물론 지역 정서까지 파악할 수 있는 인사를 선임해주길 바랄 뿐이다.
이제 대전시티즌은 축구 팬, 나아가 대전시민의 염원대로 껍데기를 벗고 진정으로 거듭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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