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멈추지 않은 '죽음의 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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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멈추지 않은 '죽음의 질주'

  • 승인 2012-03-11 16:18
  • 신문게재 2012-03-12 21면
죽음의 질주로 표현되는 음주운전 사고가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 대전ㆍ충남에서 지난 5년 간 3.54일마다 1명 꼴로 사망자가 속출했다. 일평균 7건 이상 음주운전 교통사고가 발생, 13명 이상 부상자가 발생했다. 음주운전을 줄일 대책을 마련한다고는 했지만 소득은 없었다.

지난해에도 대전에서 음주교통사고가 증가했고 충남 역시 발생건수는 다소 줄었지만 사망자 수는 오히려 늘었다. 사실 발생 건수와 음주운전과 사망ㆍ부상자의 비례성을 따지는 것이 큰 의미는 없다. 음주운전 자체가 획기적으로 사라지지 않는 한 이 숫자는 언제든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음주단속 건수가 증가했는데도 연평균 음주사고 발생건수가 늘어났다면 단속과 음주운전 간 상관관계가 부족함을 말해준다. 그러나 운전자의 일반적 심리상 음주운전은 단속 횟수나 방법과 긴밀한 연관이 있다. 혹시 지역 경찰이 검문식 단속 대신 선별적 단속 방침으로 선회한 데 따른 영향은 아닌지도 분석해볼 필요는 있겠다.

분석에 따르면 혈중 알코올 농도 0.05~0.09 사이에서도 치사율은 높았다. 일단 사고가 나면 음주운전의 경중을 가리지 않고 치명적일 수 있다. 단속은 하되 좀 더 과학적인 기법을 도입해야 한다는 사실을 말해주는 사례다. 불편을 해소하고 주민 만족도에 부응하기 위한 단속 방식의 변화도 좋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파출소, 지구대별 단속 등 단속의 패러다임 변화를 주문하는 이유다.

계도나 훈방, 의심 차량 신고에 의존하는 예방 위주의 정책도 병행해야 한다. 물론 단속보다 더 좋은 것은 운전자의 의식, 시민의식을 바꾸는 노력이다. 음주운전 처벌 강화가 3개월이 넘었지만 처벌이나 단속 강화 효과는 단기적 억제효과에 그치고 있다. 특히 단속 방식의 전환이 운전자에게 소극적인 단속 의지로 비쳐칠 때는 다시 생각봐야 할 문제다.

대전ㆍ충남의 최근 5년 간 음주운전사고 현황만으로도 음주사고가 줄지 않고 있음이 충분히 증명됐다. 국내 전체 교통사고가 2000년을 정점으로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는 기대 섞인 전망을 무색하게 하는 자료가 아닐 수 없다. 운전자의 자각과 함께 현실적으로 아직 실효성 있는 것은 단속 위주의 정책임을 대변해주는 실증적 자료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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