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간제교사에서부터 부장교사는 물론, 교장과 교감까지 복수담임을 맡는 등 재시행 초반부터 곳곳에서 기형적인 형태가 나타나고 있다.
11일 전교조 대전지부(지부장 권성환)가 대전교육청으로부터 받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초ㆍ중ㆍ고 전체 294개교(초 141, 중 88, 고 61, 특수 4곳) 중에 복수담임제를 운영하는 학교는 모두 108곳(36.7%)으로 조사됐다.
초등이 141곳 중 16곳(11.3%), 중학교는 88곳 모두, 고교는 보문고, 성모여고 2곳이며, 특수학교 중에서는 대전맹학교와 대전원명학교가 복수담임제를 운영 중이다.
초등에서는 글꽃초와 관평초 등 2곳(5ㆍ6학년 운영)을 제외하고는 모두 6학년 학급에만 복수로 담임을 배치했다.
초등 16개교 77학급 중 30개 학급의 담임을 보직교사가 맡고 있었고, 비교과교사와 기간제교사, 강사가 담임인 곳은 10개 학급이다. 중원초의 경우 교장과 교감이 담임을 맡고 있다.
중학교는 88개교(611개 학급) 모두 2학년에 복수담임을 배치했다. 중1과 중3에 복수담임이 있는 학교도 각각 13곳(32학급), 11곳(30학급)이다.
복수담임제를 운영하는 전체 673개 학급 중 444개 학급(66%)의 담임을 보직교사(부장교사)가 맡고 있다. 비교과교사나 기간제교사, 강사가 담임을 맡은 곳도 55개 학급으로 나타났다.
중학교 학급당 교원 정원이 1.5명에 불과한데다, 과도한 행정 업무로 바쁜 보직교사들이 복수 담임의 역할을 제대로 한다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는 의견이 적지않다.
권성환 지부장은 “중학교 현장은 '전 교사의 담임화'가 이뤄진 셈이다. 교무ㆍ연구ㆍ학생부장 등 보직교사들이 제2담임의 3분의 2를 차지하다 보니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담임교사 간 모호한 업무 영역도 문제로 꼽힌다. 복수담임은 A(원 담임), B(복수 담임) 두 담임의 역할이 나뉘어 있지만, 사실상 담임 업무는 A 담임교사에게 몰릴 수밖에 없다는 게 중론이다.
K 중학교 담임교사는 “서류상 업무가 분담돼 있지만, 일을 하다 보면 학생 지도에 일관성에 문제가 있을 것”이라며 “일부 효과도 있을 수 있지만, 자칫 동료 교사와의 관계가 갈등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교육청 관계자는 “물론, 성공적인 시행을 위해서는 여러 선결조건이 필요하지만, 시작부터 부정적으로 보는 건 옳지 않다고 본다”며 “일부 부작용도 있겠지만, 이를 해결하기 위한 소통에 우선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희진 기자 heeji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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