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용갑 중구청장 |
관자에 보면 사순(四順)이란는 구절이 나온다. 사순의 뜻은 민심이 원하는 네 가지를 채워주는 정치를 뜻하는 말이다. 관중은 정치가 흥하는 것은 민심을 따르는 데 있고, 정치가 피폐해지는 것은 민심을 거스르는 데 있다고 보고 이를 위해 네가지 원칙을 주장했다.
첫 번째는 백성은 근심과 노고를 싫어하므로 군주는 그들을 평안하고 즐겁게 해줘야 한다는 것이고 두 번째로는 백성은 가난하고 천한 것을 싫어하므로 군주는 그들을 부유하고 귀하게 해줘야 한다는 것이며 세 번째는 백성은 위험에 빠지는 것을 싫어하므로 군주는 그들을 보호하고 안전하게 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는 백성은 후사가 끊기는 것을 싫어하므로 군주는 그들이 잘살게 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으로부터 2700여 년 전에 이미 관중은 정치의 개념을 정하며 정치덕목의 으뜸으로 민심을 따르는 네가지를 말했다. 이것은 현대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관중이 말하는 네가지 모두 국민의 입장을 철저하게 대변하는 정치, 민심을 따르는 정치를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요즈음 탈북주민들의 강제소환을 두고 의견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수많은 사람이 더 나은 삶을 위해 목숨을 걸고 국경선을 넘는 것이다.
우리의 동포들이 목숨을 걸고 강을 건너는 이유는 명백하다. 북한이 민심을 거스르는 정치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아와 폭정을 피해 북한을 이탈하는 탈북자 문제가 이제는 국제적 이슈로 떠오르는 것이다.
물론 불법 월경 및 불법체류자 문제는 경제력 편차가 큰 인접국 사이에 늘 생기는 문제라고 볼수도 있다. 하지만, 북한에 송환된 탈북자들이 가혹한 처벌과 불이익을 당한다는 점을 볼 때 이는 매우 심각한 문제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체제 안정을 핵심국익으로 여기는 중국은 강제송환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하지만, 민심을 거스르며 전제군주시대의 세습체제를 무조건 감싼다고 김정은 체제가 안착되고 북ㆍ중 국경이 안정될 리 없다.
관중은 얘기했다. 백성을 편안하고 즐겁게 해주면 백성은 군주를 위해 근심과 노고도 감수하며, 부유하고 귀하게 해주면 가난과 천함도 감수하고, 보호하고 안전하게 해주면 위험에 빠지는 것도 감수한다고 말이다. 또한 형벌은 백성이 두려워하도록 하기에 부족하고, 죽이는 짓은 백성의 마음을 복종시키기에 부족하다. 그러므로 형벌이 많더라도 백성의 뜻이 그것을 두려워하지 않으면 법령이 시행되지 않는다. 많은 사람을 죽여도 백성이 마음으로 복종하지 않으면 윗사람의 자리는 위태롭다.
백성이 원하는 네가지 욕망을 채워주면 멀었던 사람도 저절로 가까워지고 반대로 백성이 싫어하는 일들을 행하면 가까웠던 사람도 배반한다. 그러므로 백성에게 '주는 것이 도리어 받는 것'임을 아는 것이 정치의 보배라고 얘기했다.
더 이상 북한은 북한주민 특히 탈북자의 인권을 유린해서는 안되며 중국 또한 목전의 이익을 위해서 탈북자들의 강제소환을 계속해서도 안된다. 자유선진당 박선영 의원이 탈북자들의 인권보호를 위해 보여준 용기 있는 행동은 뜨거운 격려의 박수를 받아 마땅하다. 우리정부와 국민은 이제부터라도 기아와 폭정에 시달리는 북한주민의 인권문제에 대해 다시한번 깊게 생각해보고 그들을 위해 무엇을 해 줄수 있는지 판단하고 실행에 옮겨야 한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태어나면서 가지는 기본권리가 인권이다. 직업이나 종교 인종에 상관없이 보편타당하게 누려야 할 인권이 지금 반시대적인 체제수호와 국가의 이익을 우선한다는 명분 아래 사정없이 짓밟히고 있다. 더구나 그들은 우리와 한뿌리에서 나온 우리의 동포들이다. 탈북자들의 인권유린을 우리는 더는 방관해서는 안 된다. 그들이 하루빨리 인권유린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우리 모두 뜻을 모으고 힘을 합쳐 최선을 다해 노력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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