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갑]탈북자 인권문제 이대로는 안된다

  • 오피니언
  • 사외칼럼

[박용갑]탈북자 인권문제 이대로는 안된다

[월요아침]박용갑 중구청장

  • 승인 2012-03-11 13:44
  • 신문게재 2012-03-12 20면
  • 박용갑 중구청장박용갑 중구청장
▲ 박용갑 중구청장
▲ 박용갑 중구청장
우리에게 '관포지교(管鮑之交)'라는 고사로 잘 알려진 관중은 춘추전국시대를 대표하는 최고의 정치가이며 사상가였다. 그의 언행과 사상을 기록한 문헌이 바로 '관자'다.

관자에 보면 사순(四順)이란는 구절이 나온다. 사순의 뜻은 민심이 원하는 네 가지를 채워주는 정치를 뜻하는 말이다. 관중은 정치가 흥하는 것은 민심을 따르는 데 있고, 정치가 피폐해지는 것은 민심을 거스르는 데 있다고 보고 이를 위해 네가지 원칙을 주장했다.

첫 번째는 백성은 근심과 노고를 싫어하므로 군주는 그들을 평안하고 즐겁게 해줘야 한다는 것이고 두 번째로는 백성은 가난하고 천한 것을 싫어하므로 군주는 그들을 부유하고 귀하게 해줘야 한다는 것이며 세 번째는 백성은 위험에 빠지는 것을 싫어하므로 군주는 그들을 보호하고 안전하게 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는 백성은 후사가 끊기는 것을 싫어하므로 군주는 그들이 잘살게 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으로부터 2700여 년 전에 이미 관중은 정치의 개념을 정하며 정치덕목의 으뜸으로 민심을 따르는 네가지를 말했다. 이것은 현대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관중이 말하는 네가지 모두 국민의 입장을 철저하게 대변하는 정치, 민심을 따르는 정치를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요즈음 탈북주민들의 강제소환을 두고 의견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수많은 사람이 더 나은 삶을 위해 목숨을 걸고 국경선을 넘는 것이다.

우리의 동포들이 목숨을 걸고 강을 건너는 이유는 명백하다. 북한이 민심을 거스르는 정치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아와 폭정을 피해 북한을 이탈하는 탈북자 문제가 이제는 국제적 이슈로 떠오르는 것이다.

물론 불법 월경 및 불법체류자 문제는 경제력 편차가 큰 인접국 사이에 늘 생기는 문제라고 볼수도 있다. 하지만, 북한에 송환된 탈북자들이 가혹한 처벌과 불이익을 당한다는 점을 볼 때 이는 매우 심각한 문제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체제 안정을 핵심국익으로 여기는 중국은 강제송환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하지만, 민심을 거스르며 전제군주시대의 세습체제를 무조건 감싼다고 김정은 체제가 안착되고 북ㆍ중 국경이 안정될 리 없다.

관중은 얘기했다. 백성을 편안하고 즐겁게 해주면 백성은 군주를 위해 근심과 노고도 감수하며, 부유하고 귀하게 해주면 가난과 천함도 감수하고, 보호하고 안전하게 해주면 위험에 빠지는 것도 감수한다고 말이다. 또한 형벌은 백성이 두려워하도록 하기에 부족하고, 죽이는 짓은 백성의 마음을 복종시키기에 부족하다. 그러므로 형벌이 많더라도 백성의 뜻이 그것을 두려워하지 않으면 법령이 시행되지 않는다. 많은 사람을 죽여도 백성이 마음으로 복종하지 않으면 윗사람의 자리는 위태롭다.

백성이 원하는 네가지 욕망을 채워주면 멀었던 사람도 저절로 가까워지고 반대로 백성이 싫어하는 일들을 행하면 가까웠던 사람도 배반한다. 그러므로 백성에게 '주는 것이 도리어 받는 것'임을 아는 것이 정치의 보배라고 얘기했다.

더 이상 북한은 북한주민 특히 탈북자의 인권을 유린해서는 안되며 중국 또한 목전의 이익을 위해서 탈북자들의 강제소환을 계속해서도 안된다. 자유선진당 박선영 의원이 탈북자들의 인권보호를 위해 보여준 용기 있는 행동은 뜨거운 격려의 박수를 받아 마땅하다. 우리정부와 국민은 이제부터라도 기아와 폭정에 시달리는 북한주민의 인권문제에 대해 다시한번 깊게 생각해보고 그들을 위해 무엇을 해 줄수 있는지 판단하고 실행에 옮겨야 한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태어나면서 가지는 기본권리가 인권이다. 직업이나 종교 인종에 상관없이 보편타당하게 누려야 할 인권이 지금 반시대적인 체제수호와 국가의 이익을 우선한다는 명분 아래 사정없이 짓밟히고 있다. 더구나 그들은 우리와 한뿌리에서 나온 우리의 동포들이다. 탈북자들의 인권유린을 우리는 더는 방관해서는 안 된다. 그들이 하루빨리 인권유린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우리 모두 뜻을 모으고 힘을 합쳐 최선을 다해 노력해야할 것이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유성 둔곡 A4블록 공공주택 연말 첫삽 뜨나
  2.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3. [기고] 공무원의 첫발 100일, 조직문화 속에서 배우고 성장하며
  4. ‘우크라이나에 군사지원·전쟁개입 하지 말라’
  5. JMS 정명석 성범죄 피해자들 손해배상 민사소송 시작
  1. 대전보건대, 대학연합 뉴트로 스포츠 경진·비만해결 풋살대회 성료
  2. 대전 유통업계, 크리스마스 대목 잡아라... 트리와 대대적 마케팅으로 분주
  3. 한국자유총연맹 산내동위원회, '사랑의 반찬 나눔' 온정 전해
  4. 구본길에 박상원까지! 파리 펜싱 영웅들 다모였다! 대전서 열린 전국 펜싱대회
  5. 대전시, 여의도에 배수진... 국비확보 총력

헤드라인 뉴스


"뜨끈한 한 끼에 마음도 녹아"… 함께 온기 나누는 사람들

"뜨끈한 한 끼에 마음도 녹아"… 함께 온기 나누는 사람들

27일 낮 12시께 눈발까지 흩날리는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대전 중구 한 교회의 식당은 뜨끈한 된장국에 훈훈한 공기가 감돌았다. 식당 안에서는 대전자원봉사연합회 소속 자원봉사자들이 부지런히 음식을 나르며 어르신들을 대접하고 있었다. 150여 명의 어르신이 빼곡히 마주 앉아 담소를 나누며 식사를 기다렸다. 얇은 패딩과 목도리 차림인 어르신들은 강한 바람을 뚫고 이곳까지 왔다고 한다. "밥도 같이 먹어야 맛있지." 한 어르신이 식당에 들어서자 자원봉사자가 빈자리로 안내했다. 이곳에 오는 대부분은 75세 이상의 독거 노인이다. 매일 혼..

"홈 승리하고 1부 간다"… 충남아산FC 28일 승강전 홈경기
"홈 승리하고 1부 간다"… 충남아산FC 28일 승강전 홈경기

창단 후 첫 K리그1 승격에 도전하는 충남아산FC가 승강전 홈경기를 앞두고 관심이 뜨거워 지고 있다. 충남아산FC는 28일 대구FC와 승강전 첫 경기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홈 경기로 치른다. 홈 경기장인 아산 이순신종합운동장 잔디 교체 공사로 인해 임시 경기장으로 천안에서 경기를 하게 됐다. 승강전은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28일 홈 경기 사흘 후인 12월 1일 대구로 이동해 어웨이 경기를 치른다. 승리수·합산 득실차 순으로 최종 승격팀을 정하게 되며 원정 다득점 규정은 적용하지 않아 1·2차전 결과에 따라 연장전 또는 승부차기까지..

충청권 4개시도 "2027 하계U대회 반드시 성공"… 제2차 위원총회
충청권 4개시도 "2027 하계U대회 반드시 성공"… 제2차 위원총회

충청권 4개 시도가 2027년 열리는 하걔세계대학경기대회 성공 개최를 재차 다짐했다. 2027 충청권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 조직위원회(위원장 강창희, 이하 조직위)는 27일 대전 호텔 ICC 크리스탈볼룸에서 2024년 제2차 위원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총회는 지난 3월 강 위원장이 조직위원장으로 취임한 이후 처음 개최된 것이다. 행사에는 대전시 세종시 충남도 충북도 등 충청권 4개 시도 부지사와 대한체육회 부회장, 대한대학스포츠위원회 위원장, 시도 체육회장, 시도의회 의장 등이 참석했다. 강 위원장과 조직위원회 위원이 공식적으로 첫..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거리 나설 준비 마친 구세군 자선냄비 거리 나설 준비 마친 구세군 자선냄비

  •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 첫 눈 맞으며 출근 첫 눈 맞으며 출근

  •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