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씨는 “재테크를 잘하는 동료직원들의 경우, 체크카드를 사용하며 지출을 줄이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하지만 신용카드에서 체크카드로 지출 패턴을 바꾸는 게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뒤따른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정부가 신용카드 혜택을 줄이며 체크카드 이용을 적극 장려하고 있지만, 그동안 신용카드 사용에 익숙한 서민들에게는 체크카드 사용이 쉽지만은 않다.
지출 시 부담이 없는 신용소비에 중독된 탓이다.
8일 은행 및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용카드의 연말 공제 비율이 20%에 불과한 반면, 체크카드의 연말 공제비율은 30% 등 혜택이 이어져 업계의 신규 체크카드 출시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은행 및 카드사들은 앞다퉈 사용한 결제금액에 비례한 금액을 돌려주는 캐시백 서비스를 비롯해, 할인 서비스, 제휴업체 서비스 등을 혼합해 기존의 신용카드에 맞먹는 체크카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신용카드만 줄곧 이용해왔던 서민들의 경우, 신규 출시되는 체크카드는 눈에 보이지도 않는다.
추가된 혜택을 얻기 위해 체크카드를 이용하더라도 통장에 있는 잔고가 충분치 않아 또다시 기존에 이용하던 신용카드로 지출하는 악순환만 반복될 뿐이다.
주부 조선희(42ㆍ대전 서구)씨의 경우에도 신용카드에서 체크카드로 지출 패턴을 바꾸려고 해도 전월 카드 이용액을 월급으로 고스란히 지불해야 하기 때문에 울상을 지었다.
조씨는 “그동안 신용카드를 사용하는 것에 익숙해져서 체크카드로 전환하려면 최소한 한달치의 여유돈이 있어야 한다”며 “일부에서는 체크카드 이용이 쉽다고 하지만 고정적으로 지출되는 비용이 통장잔고보다 많은 상황에서는 지출 패턴 바꾸기가 말만큼 쉽지가 않다”고 말했다.
신용카드 사용으로 얻어놓은 포인트제도 체크카드를 이용하려는 소비자들의 발목을 잡기도 한다. 현금화할 수 있는 포인트가 소액으로 적립됐을 경우, 포인트를 키워 서비스를 받는 쪽이 오히려 이득이라고 믿고 있는 소비자도 있을 정도다.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가계경제의 부실화를 막기 위한 대안이지만 소비자들이 지출 패턴을 바꿔나가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일부 소비자의 경우, 결제일을 변경하는 임시방편을 이용하기도 하지만 신용소비를 통한 충동구매 등 과소비를 줄이는 게 우선”이라고 조언했다.
이경태 기자 biggerthanse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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