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스탠리의 도시락]'도시락 없으면 학교도 오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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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스탠리의 도시락]'도시락 없으면 학교도 오지마'

물배 채우는 소년과 식탐 대마왕 선생님, 그들의 점심시간엔 무슨일이… 감독:아몰 굽테·출연:파르토 굽테, 아몰 굽테

  • 승인 2012-03-08 14:26
  • 신문게재 2012-03-09 11면
  • 안순택 기자안순택 기자
줄거리:이야기를 참 맛있게 풀어낸다. 노래와 춤도 잘 한다. 얼굴엔 언제나 멍이 들어있지만 스탠리는 친구들에게 '인기 짱'이다. 점심시간이면 물로 배를 채우는 스탠리. 미각이 특히 발달한 베르마 선생은 그런 스탠리가 마뜩찮다.

'보온 도시락' 세대든 '양은 도시락' 세대든 학교에 점심을 싸들고 가던 세대들에게 도시락은 추억이다. 친구들과 어울려 나눠먹던 정겨운 도시락, 겨울철 난로위에 올려놓은 도시락에서 풍기던 구수한 냄새(탄내?)…, 물론 친구들의 도시락을 노리는 악동들도 꼭 있다. '양은 도시락' 세대들에겐 어려운 형편에 점심을 싸오지 못하고, 운동장 수도의 꼭지에 입을 대고 물배를 채우던 친구도 한두 명씩은 있다. 인도 영화 '스탠리의 도시락'은 그 빛바랜 추억을 쏘삭거린다.

엉뚱한 상상력과 재치로 친구들에게 '인기 짱'인 스탠리. 점심시간만 되면 물로 배를 채운다. 친구들은 스탠리에게 도시락을 나눠주는데. 이를 못마땅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이가 있었으니, 바로 '식탐 대마왕' 베르마 선생님.

선생님 모르게 장소를 옮겨다니며 도시락을 나눠먹는 아이들과 도시락을 빼앗아 먹기 위해 아이들을 찾아다니는 선생님의 숨바꼭질이 웃음을 준다. 순수한 웃음, 귀여운 아이들의 우정이 밝고 따뜻하지만 웃고 넘기기엔 가슴이 짠하다. 상처투성이에 도시락을 싸오지 못하는 스탠리에게 무슨 사정이 있는지 관심을 갖는 어른은 없고, 게다가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강제적으로 노동현장에 내몰리는 인도 아이들의 아픈 사연도 담겨 있다.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 '아시아 영화의 창' 부문에 초청돼 관객들로부터 폭발적인 호응을 받았다.

안순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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