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황식 국무총리가 7일 오후 대전 법동중학교를 찾아 2학년 학생 60여 명에게 '학창시절 행복'을 강조하는 특강을 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왕, 독재, 권력분립, 견제, 입법ㆍ사법ㆍ행정….' 국무총리의 역할을 소개하는 김 총리의 설명이 이어지자, 벌써부터 낙서와 잡담, 거울보기 등 '딴 짓'이 난무했다.
김신호 교육감과 이선원 교장을 비롯해 국무총리실과 교육과학기술부 관계자들까지 난감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1954년 초등학교 입학, 1961년 중 2시절 등 김 총리의 학창시절 회상이 이어지자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다.
김 총리는 “물질이 넉넉하지 않았지만, 행복한 시절이었다. 주어진 환경을 이겨내야 어려움에서 벗어날 수 있다”며 “1등 하기를 바라지 않는다. 얼마만큼 노력을 다했는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학교에서 1등이 사회에서 1등을 하는 건 아니다. 학교성적이 사회 성공과 비례하지 않는다. 성적 결과에 연연하는 학생이 되지 않았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집중력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앞쪽에 앉은 학생들과 달리, 뒤쪽 학생 일부는 엎드려 잠을 청했고, 잡담도 끊이지 않았다. 19명의 드림클래스 학생들을 뒤쪽으로 집중 배치했기 때문이다. 한 학생은 “앞에 앉은 애들은 다른 반에서 왔다”고 말했다. 그래도 특강은 계속됐다.
김 총리는 “엉뚱한 생각을 하고 엉뚱한 길로 빠지지 않고 할 일은 해야 한다”며 “여러분 한 명 한 명은 독특하면서도 유일한 존재다. 재능도 다양하다. 장점을 아직 발견하지 못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실패하는 일이 많을 것이다. 낙담하지 마라. 굴하지 않고 다시 일어설 줄 아는 법을 배워야 한다. K-POP 스타인 비스트 멤버들도 다른 그룹에서 탈락한 이들이 모여 만들었다”고 했다.
학교폭력에 대해, 친구끼리 다툼이 있는 건 괜찮지만, 약한 친구를 괴롭히면 안 된다. 약한 사람을 괴롭히면 커서 절대 행복해질 수 없다며 약한 친구를 넓은 마음으로 안아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학부모를 향한 당부도 잊지 않았다. 김 총리는 “주5일 수업제는 가족 시간을 함께 보내라는 의미다. 부모와 자녀의 접촉 시간을 더 많이 가져야 행복하다”며 “학원에 보내는 부모도 있는데, 남들이 취미 활동할 때 공부하면 유리하다는 생각은 착각”이라고 강조했다.
윤희진 기자 heeji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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