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 아파트를 매입할 생각을 갖고 있는 최성두(49ㆍ자영업)씨는 담보대출을 받을 지 고민이다. 취득세 감면 혜택도 사라진 마당에 아파트를 새로 살 경우, 이득이 있을 지가 의문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은행에서도 가계대출에 소극적이어서 원하는 만큼의 금액을 대출받을 지도 걱정이다.
최씨는 “대출을 받아서 부동산을 매입할지 고민을 해왔는데 답이 나오질 않는다”며 “전반적인 부동산 시장의 침체기가 지나가길 기다려야 할 것인지 선뜻 결정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전반적인 경기 침체속에서 올 들어 급감했던 가계대출이 지난달 소폭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이사철을 맞아 일부분 대출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분석되지만, 향후 가계대출은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월 금융시장동향'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의 가계대출은 5000억원이 늘어 452조7000억원의 잔액이 남았다. 지난 1월 2조8000억원이 줄었다가 또다시 반전 상승세를 보였다.
이는 지난달 이사철을 맞아 일부 이사수요로 인한 가계대출이 소폭 상승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됐다.
지난 1월 가계대출이 급감세를 보인 데는 올 들어 취득세 감면 혜택이 적용되지 않아 그만큼 주택담보대출이 줄었기 때문이다.
지난 1월 주택담보대출은 8000억원이 급감했으며 지난달 들어서 6000억원이 늘어났을 뿐이다.
대전에서도 취득세 감면 여파로 도안신도시 부동산시장이 지난해 12월말까지는 수요자들의 관심을 끌었지만 그 이후부터는 관심이 시들해졌다.
하나은행 여신담당 관계자는 “지난해까지 지역에서는 도안신도시로 향한 수요자들로 주택담보대출이 늘었다”면서 “전국적으로 가계대출이 소폭 늘었다고 하지만 지역에서는 부동산 경기 침체 영향이 겹치면서 주택담보대출 등 가계대출의 감소세가 이어졌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지난달 전국적으로 마이너스통장대출은 1000억원이 줄어든 145조8000억원에 달했다. 감소규모는 지난 1월 2조원에서 축소됐지만 일부에서는 전반적으로 소폭 증가한 가계대출이 부실로 이어지는 것은 아닐지 우려의 목소리도 흘러 나오고 있다.
한 금융전문가는 “가계 대출이 최고조에 달한 상황에서 가계위험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며 “부동산 투자에서도 거품이 있다는 점을 감안해 무리한 투자보다는 현실적인 가계상황을 점검하는 게 우선돼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경태 기자 biggerthanse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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