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과태료 폭탄, 유권자가 조심해야

  • 오피니언
  • 사설

[사설]과태료 폭탄, 유권자가 조심해야

  • 승인 2012-03-06 19:14
  • 신문게재 2012-03-07 21면
부여, 청양 주민 29명이 모두 1344만원의 과태료를 물게 됐다. 이중 20명은 총선 예비후보로부터 34만원 상당의 음식 대접을 받았다가 1인당 51만원의 과태료를 처분을 받게 됐고, 후보로부터 자서전을 받은 9명은 각각 36만원씩 과태료를 내게 됐다. 연달아 터지는 과태료 폭탄 사례를 보면서 생각하는 것은 금품선거의 망령이 고개를 드는 것 아닌가 하는 경각심이다.

앞서 자유선진당 이인제 의원의 보좌관이 주민 80명에게 곶감을 돌린 혐의로 검찰에 구속되기도 했다. 선진당은 이 보좌관이 “명절 때마다 친지들에게 선물을 보내왔다”며 선거와 무관한 명절 선물이라고 해명했지만, 선거관리위원회와 검찰은 기부행위로 판단했다. 선물인 줄 알고 받았다가 37만원씩 과태료를 물게 된 주민들에겐 날벼락도 이런 날벼락이 없을 것이다.

공직선거법은 돈봉투를 돌리고 술과 밥을 사는 등의 불법 행위를 신고하면 최고 5억원까지 포상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받은 사람에 대해서도 돈이나 술 음식 접대 총액이 100만원 이하일 경우엔 형사처벌을 하지 않는 대신 최고 50배까지의 과태료를 물린다. 두 조항이 도입된 후 불법 행위가 확 줄긴 했지만 근절되지는 않고 있다. 수법도 다양하다. 무료 책 증정, 간담회 등을 빙자한 음식 대접은 보통이다. 평소 참석하는 모임에서 식사를 했는데 예비후보 관계자가 식사비를 내는 바람에 뒤늦게 불법 선거의 덫에 걸리기도 한다.

생각지도 못한 과태료 폭탄을 맞지 않으려면 무조건 유권자가 조심하는 수밖에 없다. 중소도시나 농어촌 지역 주민들이 특히 조심해야 한다. 친지, 이웃이라는 유대가 강해 부탁을 거절하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결과는 무겁고 부끄럽다. 2008년 청도 군수 선거 때는 선거운동원 2명이 자살하고, 주민 수십 명이 검찰 조사를 받는 등 마을이 쑥대밭이 되기도 했다.

이번 총선은 물갈이 바람이 불면서 공천 경쟁이 치열한데다 공천 탈락자들이 무소속 출마를 강행하면서 조직 동원 유혹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 조직 동원은 결국 돈과 향응이다. 후보들은 돈 몇 푼으로 표를 사겠다는 생각은 아예 하지도 말기 바란다. 유권자들도 깨어 있어야 정치권이 각성한다. 돈 몇 푼에 유혹돼 50배에 이르는 과태료 폭탄을 맞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랭킹뉴스

  1.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3. 차세대 스마트 교통안전 플랫폼 전문기업, '(주)퀀텀게이트' 주목
  4.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5. 유등노인복지관, 후원자.자원봉사자의 날
  1. 생명종합사회복지관, 마을축제 '세대공감 뉴-트로 축제' 개최
  2. [화제의 인물]직원들 환갑잔치 해주는 대전아너소사이어티 117호 고윤석 (주)파인네스트 대표
  3. 대전장애인단체총연합회, 한남대 공동학술 세미나
  4. 월평종합사회복지관과 '사랑의 오누이 & 사랑 나누기' 결연활동한 동방고 국무총리 표창
  5. "함께 새마을, 미래로! 세계로!"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2024 세종상가공실박람회 `혁신적 역발상` 통했다
2024 세종상가공실박람회 '혁신적 역발상' 통했다

세종의 높은 상가공실 문제를 감추지 않고 있는 그대로 드러내 문제 해결을 노린 혁신적 역발상의 '2024 세종상가공실박람회'가 실수요자들의 큰 관심 속에 막을 내렸다. 상가 소유주와 실수요자를 연결함으로써 상가공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세종시와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공동으로 20일부터 21일까지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개최한 이번 박람회에는 이틀간 1000여 명이 현장을 방문했고 프랜차이즈 부스에서는 6건의 실제 가맹계약이 성사됐다. 여기에 박람회 이후 10개 팀이 실제 상가 현장을 찾았으며 추가로 방문 예약..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