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졸 출신'이라는 사회적 편견이 특성화 고교의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의견이 쏟아졌다.
체계적인 취업 교육 부재를 비롯해 학교와 기업 교육 사이의 괴리감과 취업 강화라는 정책이 정권에 따라 좌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넘어야 할 산으로 꼽혔다.
대전교육청과 국민권익위원회는 6일 동아마이스터교에서 특성화고와 마이스터고 졸업생의 취업활성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현장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박인주 청와대 사회통합수석과 조현수 국민권익비서관, 김인수 국민권익위 권익제도기획관, 박백범 대전교육청 부교육감을 비롯해 관련 기관과 기업체 대표, 학부모, 학생 등이 참석했다.
가장 우려가 큰 의견은 고졸 출신이라는 편견이다.
학부모 양민숙(유성생명과학고) 씨는 “진학해야 하는지 취업해야 하는지, 결혼 등 자녀의 미래를 생각하면 고민”이라며 “고교를 졸업해도 균등한 대우를 받을 수 있다고 자녀에게 자신 있게 권하고 싶은데, 확신이 서지 않는다”고 말했다.
자녀가 경덕공고에 다니는 송은희씨도 “진학을 많이 생각한다. 사회나 기업에서 기술과 실력이 아니라 졸업장에 따라 대우가 결정되는 게 문제”라고 힘을 보탰다.
양영석 유성생명과학고 교감은 “직업의 귀천이 없다는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체계적인 취업 교육의 부재도 지적됐다. (주)다한이앤지에 취업한 김상민씨는 “학교 차원에서 기술 등 취업 관련 교육이 많이 부족하다”고 했고, 김다솜(대성여고) 양은 “여상에서는 1학년 때부터 체계적으로 교육한다. 우리 학교에서도 1학년 때부터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배한비(대전국제통상고) 양은 “취업에 도움되는 자격증과 관련한 동아리반을 많이 개설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학교교육과 기업교육의 괴리감도 문제다. 손경표(대전공고) 군은 국ㆍ영ㆍ수를 줄이고 기술 관련, 전공과목을 늘렸으면 한다고 했고, 남민석(대전전자기계고) 군은 “회사 기술과 학교 기술과 거리가 멀다”고 말했다.
양영모 (주)다한이앤지 부장은 “고교 졸업자가 당장 기업에 일하기 어렵다. 기업에서 필요한 인재로 키울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위성욱 동아마이스터고 교장은 “기업이 직업 교육에 참여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1학년 때부터 체계적으로 하고, 기업 현장 기술자들이 학교에서 지도 교육하는 형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부 정책의 일관성 여부도 언급됐다. 양영석 유성생명과학고 교감은 “현 정부의 특성화고와 마이스터고 정책 방향에 공감한다. 하지만, 차기 정부에서도 계속될 것인가는 여전히 큰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박인주 수석은 “인식이 바뀌고, 문화가 바뀌어야 한다. 학력보다 능력이 우선이라는 인식이 필요하다”며 “무엇보다, 옳은 일이면 정권이 바뀌어도 큰 틀에서 방향은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윤희진 기자 heeji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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