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전시티즌의 레전드' 최은성 선수가 6일 오후 염홍철 대전시장을 찾아 지난 15년간의 대전생활을 마감하는 마지막 작별인사를 하고 떠났다. 이날 염 시장이 3가지 복귀방안을 제안했지만 최은성 선수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김상구 기자 ttiger39@ |
대전시티즌의 레전드인 최은성(41ㆍGK)의 마음의 상처는 생각보다 깊었다.
1997년 창단 때부터 15년간 함께 해 온 대전이지만 인연은 더 이상 이어지지 못했다.
염홍철 대전시장과 구단 이사가 나서 새로운 조건을 제시하며 잔류를 요청했지만 재계약 협상 과정에서 상처를 받은 최은성의 마음은 대전을 떠난 상태였다.
서포터스들은 염 시장과 구단측의 뒷북 처사에 대해 또 다른 비판에 나서고 있다.
최은성은 6일 오후 염 시장을 방문, 구단주에게 예의 차원에서 마지막 인사를 고했다.
그는 “파장이 이렇게 커질 줄 몰랐다. (나도) 일말의 책임이 있다. 축구로 (염 시장) 만났고 많은 도움을 받았기 때문에 마지막 인사를 드리러 왔다”고 방문 배경을 설명했다.
이에 대해 염 시장은 “최은성 선수에 대한 명예회복 카드는 다 꺼내놨다. 복귀 방안 3가지를 제시했지만 최은성 선수가 사양했다”며 “언젠가 다시 돌아올 날을 기다리면서 아쉽지만 정리할 수밖에 없다”고 면담 결과를 밝혔다.
이날 염 시장이 제시한 복귀 방안은 3가지다.
우선 코치로 계약해 경기장에 설 수 있도록 하는 것과 전반기에는 코치로 활약하고 후반기에 선수로 등록해 활동하는 것, 마지막으로 해외연수 지원이다.
하지만 이같은 방안 제시에 대해 서포터스들은 염 시장과 구단이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난을 하고 있다.
재계약 협상 과정에서 이미 마음의 상처를 받아 정신적 어려움을 겪는 최은성에 대해 마음을 추스를 시간을 준 뒤 순리대로 사태 해결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처럼 팬들의 분노가 극에 달하면서 구단주, 사장, 구단에 대한 원망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만큼 인기관리 차원의 행동일 뿐더러 서둘러 사태를 수습하기 위한 움직임에 불과하다는 이유다.
또 이날 최은성의 염 시장 방문에 앞서 지난 5일 저녁 구단의 모 이사가 최은성 자택을 찾아 여러 방안을 제시한 뒤 시장 인사를 요청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이는 오는 11일 전북현대와의 홈 개막 경기에 집단행동을 예고하고 있는 서포터스나 팬들의 분노를 일시적으로 잠재우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최은성은 “그동안 응원해 준 대전 팬들을 위해서라도 몇 년 후에는 좋은 기회로 돌아올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복귀가)지금은 아니다”며 “대전에서 15년간 축구만 생각하고 살았던 만큼 현재로서는 구체적인 계획은 없지만 당분간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생각을 해보겠다”고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이에 대해 서포터 A씨는 “염 시장이나 구단에서 지금처럼 최은성을 생각했다면 작금의 사태가 발생하지도 않았고, 대전의 레전드가 명예롭게 은퇴도 할 수 있었던 것 아니냐”며 “대전시티즌의 산 역사이자 한국프로축구계의 프랜차이즈 스타를 너무 경솔하게 대했다”고 꼬집었다.
이영록 기자 idolnamba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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