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여곡절 끝에 대전이 과학벨트 거점지구로 선정됐지만, 정치권은 또 다시 과학벨트 쪼개기와 사업 반토막으로 충청권을 무시하는 행동을 반복했다.
그래서일까 올들어 사업지구 지정을 비롯한 본격적인 행보를 앞두고 어떠한 형태로 과학벨트가 또 변경될 지 현 정권에 대해 반신반의 할 수 밖에 없다. 때문에 지역민 모두는 흔들림 없는 원안 추진과 사업초기 시의적절한 예산확보, 자치단체간 연계방안까지 사업추진의 핵심과제로 부각되고 있다.
본보는 4ㆍ11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지역에 펼쳐질 최대 국책사업인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건설이라는 과제를 점검하고 지역연계 방안 방향 등을 모색해 본다.
▲과학비즈니스 벨트 조성계획 어디까지 왔나=정부는 이달중 과학벨트 기본계획 시행계획을 수립하고 본격적인 조성작업에 나선다. 지난해 대전 대덕의 신동ㆍ둔곡지구는 거점지구로 선정됐고, 기능지구는 천안과 충북 오송으로 정해졌다.
과학벨트는 올해부터 거점지구 조성, 기초연구 환경구축, 과학기반 비즈니스 환경구축 등 3개 정책과제를 본격 추진하게 된다.
거점지구개발은 과학과 비즈니스, 정주환경이 공존하는 연구거점으로 조성하겠다는 기본방향을 세우고 있다. 거점지구로 선정된 신동ㆍ둔곡지구는 총 369만9359㎡(약 110만평)로 중이온 가속기(신동지구)와 기초과학연구원(둔곡지구)이 들어서게 된다.
여기에는 또 과학과 비즈니스 교류활성화를 위한 산업시설(19%)과 4300가구 1만1000세대가 입주하는 정주환경(38%)을 만든다.
기초연구 환경구축도 화두다.
기초과학연구원은 기초과학을 전담으로 연구하게 될 독립법인으로 설립되며 기초과학연구를 수행하는 연구단 50개를 2017년까지 단계적으로 설치해 3000명 규모로 육성하게 된다.
기초과학연구소에 국내외 석학에서 젊은 과학자까지 다양한 인재유치를 위한 제도와 프로그램을 운영중에 있으며 2017년까지 500명의 해외 우수인력을 유치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대형 기초연구시설인 중이온 가속기 구축은 2017년 가속기 운전에 맞춰 시설을 활용할 이용자 그룹 1000명을 육성하게 되며, 인근 산ㆍ학ㆍ연 연구시설과 장비 공동활용의 허브가 되도록 한다는 목표다.
▲지역민들 과학비즈니스벨트 여전히 불안=지구지정이 확정되고 사업추진이 가시화 되고 있지만 지역민들은 아직도 불안하다. 올해 정부는 4100억원의 예산을 책정해야 하지만 예산으로 2100억원만 확보했다. 2017년까지 제대로 된 과학비즈니스벨트를 조성하려면 예산확보는 필수 요소다. 정책적 방향보다는 정치적 입김이 우선시 되는 상황에서 충청권의 사업성공 여부는 여전히 정치권의 몫에 달려 있다.
대전시는 과학비즈니스벨트를 위한 내년도 예산으로 8900억원을 확보할 계획이다. 기초연구지원과 연구기반조성, 중이온 가속기 구축, 기능지구지원 등에 수반되는 예산이다.
시 관계자는 “과학벨트 유치가 확정됐다 하더라도 제대로 된 구축을 위해서는 계획된 예산을 흔들림 없이 받아오는 것이 가장 중요한 관건”이라고 말했다.
부지 매입비 논란도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 과학벨트위원회는 지난해 말 과학벨트 기본계획을 확정하면서 부지 매입비를 사업시행자 및 지자체 등과 협의하도록 수정했다. 당초 사업시행자와 협의하는 것으로 했다가 지자체를 포함시킨 것이다. 지역에서는 과학벨트가 지자체 사업이 아니라 국책사업인 만큼 전액을 중앙정부가 부담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부지 매입비를 지자체에 부담시키는 것은 정치적ㆍ지역적 논리로 국책사업 선정과정에서 이미 상처받은 지역민들을 또 한번 우롱하는 행태다.
국가사업에서 지방정부의 가장 큰 역할은 정주환경 제공과 국가사업에 부응할 수 있는 지역사업 연계방안을 마련하는 것이다.
대전은 이미 대덕연구개발특구에 응용과학분야가 자리잡고 있는 만큼 이번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에서의 기초과학을 기반으로 응용과학분야가 더욱 자리를 잡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거점지구인 대전 대덕을 중심으로 기능지구가 지정돼 있지만, 당분간은 대전이 메갈로폴리스 개념으로 R&D 기능을 해야할 것으로 본다”며 “과학벨트가 제대로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하고 이를 통한 지역산업을 부흥시킬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영 기자 miny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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