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혜순]'감사교육'으로 학생 자존권 회복

  • 오피니언
  • 사외칼럼

[홍혜순]'감사교육'으로 학생 자존권 회복

[교육단상]홍혜순 논산 구자곡초 교감

  • 승인 2012-03-06 14:12
  • 신문게재 2012-03-07 20면
  • 홍혜순 논산 구자곡초 교감홍혜순 논산 구자곡초 교감
▲ 홍혜순 논산 구자곡초 교감
▲ 홍혜순 논산 구자곡초 교감
'주여, 은혜로이 내려주신 이 음식과 우리에게 강복하소서.'

천주교 신자인 나는 식사 전 꼭 기도를 한다. 그러나 업무의 끝맺음이 안 된 뇌 세포의 분주함으로 인해 식사 후 감사기도는 자주 잊게 된다. 우리는 일상에서 감사할 일이 수없이 많은데도, 이렇듯 감사를 잘 떼어먹는다. 학교폭력은 학생들의 자존권(자기의 생존을 위해 필요한 행위를 할 수 있는 자기 보존권)만 회복된다면 먼 나라 이야기가 될 것이란 확신이 든다. 자존권 회복의 필요조건은 바로 모두에게 감사드리는 일이다.

조금 편안하게 주변의 모든 것을 즐겨보며 감사거리를 찾아보면 어떨까 생각한다. 삶은 그냥 지나치기에는 너무도 풍성하고 소중하다. 그러니 오늘은 발걸음을 늦추고 주변에 있는 놀라운 보화들을 찾아보기로 하자. 아침마다 혹은 자주 거울에 자신의 모습을 비춰보자.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을 보는 것은 나 자신만을 위한 잔치다. 잘생긴 얼굴을 하나씩 뜯어보자. 초롱초롱한 눈망울, 균형잡힌 코, 음식을 맛있게 먹고, 내 뜻을 밝혀주는 입의 조화를 보며 왜 이렇게 잘 생겼나 자만심도 가져보고, 건강한 신체를 비춰보며 의젓함에 젖어 보면 어떨까.

자칫 '나'라는 자기도취와 이기심에 빠질 위험도 있지만 이처럼 존귀한 '나'를 있게 하시고, 키워주신 부모님께 감사하며, 건강한 생각을 할 수 있도록 가르쳐 주신 선생님과 이웃 분들께 깊이 감사를 드릴 수 있다. 매번 거울을 볼 때마다 학생들과 함께 '감사합니다'라고 크게 외치면서 잘생긴 나를 감상할 기회를 가져 보자.

거울에 비친 내 모습에 감사를 드리고 나면, 이제 유리에 비친 '우리'를 찾게 하자. 거울 속에 비친 모습은 천상천하 유아독존 오로지 '나' 자신만 있을 뿐이지만, 유리에 비친 가족과 친구와 이웃을 보면서 그들이 내 곁에 있음을 감사하고, 소통할 수 있고, 웃음과 한숨을 나눌 수 있음을 알게 하고 학생들과 함께 손에 손을 잡고 '감사합니다'라고 크게 외쳐보게 하자. 이런 과정을 자주 거치면 우리는 혼자라는 원소가 아님을, 서로 손잡고 나아갈 수 있는 '우리'라는 울타리의 사랑의 분자임을 알게 될 것이다.

우리가 무심코 마시는 공기, 아무 생각 없이 바라보는 푸른 하늘, 새벽녘의 여명 속에서 아침이 왔음을 가장 먼저 알리는 닭의 낭랑한 목소리, 온 세상을 밝혀주며 떠오르는 둥근 태양, 붉게 물든 저녁노을, 봄을 맞이하며 재잘대는 계곡의 물소리,해맑게 웃는 어린아이의 얼굴, 대가를 바라지 않는 이웃의 친절. 이런 것들은 자연의 선물이며, 우리가 사람들을 통해 날마다 누리는 축복이다. 이 축복된 매 순간을 몸 세포, 마음 세포 가득히 느끼고 아이들과 함께 '감사합니다' 라고 외쳐보자.

새 학년 새 학기 3월을 맞이하면서 잘생긴 '나'를 예찬하고 감사드리면서 함께 할 수 있는 '우리'가 있음을 감사드리는 습관을 가지게 하고, '감사합니다'를 많이 외치는 학생에게는 푸짐한 상도 준비해 주자. 또한, 매일 매일 감사일기도 적어보게 하자. 첫날에는 두 가지, 세 가지, 적어 내려가다 보면 감사할 일이 자꾸자꾸 늘어날 것이다. '감사합니다'라는 말이 습관화되면, 우리는 자연스럽게 좋은 면이나 작은 행복에 포커스를 맞춰 감사의 마음이 생기는 것이다. 이렇게 계속하면 학생들의 자존권은 튼튼하게 회복되리라 확신해 본다. 하루에 수백 번씩 '감사합니다' 라고 외치다 보면 자연적으로 웃는 얼굴이 되고 덩달아 운도 좋아지지 않을까. '감사합니다'를 생활화하다 보면 감사했던 일들이 감사하게 이뤄지리라 생각하면서 이제 나도 식사 후 기도 뿐만이 아니라 매 순간 감사기도를 떼어먹지 않아야겠다고 다짐해 본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충남대병원, 만성폐쇄성폐질환 적정성 평가 1등급
  2. 외출제한 명령 위반하고 오토바이 훔친 비행청소년 소년원행
  3. 생명종합사회복지관, 제15회 시가 익어가는 마을 'ON마을축제'
  4. 한국건강관리협회, 창립 60주년 6㎞ 걷기대회 개최
  5. 상명대, 제25회 대한민국 반도체설계대전 'SK하이닉스상' 수상
  1. [날씨] 단풍 절정 앞두고 이번 주말 따뜻한 날씨 이어져
  2. 서구 소외계층 60가정에 밑반찬 봉사
  3. 대전 노은지구대, 공동체 치안 위해 '찾아가는 간담회' 실시
  4. 샛별재가노인복지센터 생태로운 가을 나들이
  5. [현장취재]대전MBC 2024 한빛대상 시상식 현장을 찾아서

헤드라인 뉴스


내년 8월 국내 유망 중소기업들 대전에 집결한다

내년 8월 국내 유망 중소기업들 대전에 집결한다

내년 8월 국내 유망 중소기업들이 대전에 집결한다. 대전시는 '2025년 중소기업융합대전'개최지로 25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올해 행사에서 대회기를 이양받았다. 내년 대회는 대전 컨벤션센터에서 열린다. '중소기업융합대전'은 중소기업융합중앙회 주관으로 중소기업인들 간 업종 경계를 넘어 교류하는 것이 목적이다. 분야별 협업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지역별 순회하는 화합 행사 성격도 띠고 있다. 2004년 중소기업 한마음대회로 시작해 2014년 정부 행사로 격상되었으며 2019년부터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공동으로 개최하고 있다..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대전의 한 사립대학 총장이 여교수를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경찰이 수사에 나선 가운데, 대학노조가 총장과 이사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대학 측은 성추행은 사실무근이라며 피해 교수 주장에 신빙성이 없다고 반박했다. 전국교수노동조합 A 대학 지회는 24일 학내에서 대학 총장 B 씨의 성추행을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성추행 피해를 주장하는 여교수 C 씨도 함께 현장에 나왔다. 선글라스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C 씨는 노조원의 말을 빌려 당시 피해 상황을 설명했다. C 씨와 노조에 따르면, 비정년 트랙 신임 여교수인 C 씨는..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20대 신규 대원들 환영합니다." 23일 오후 5시 대전병무청 2층. 전국 최초 20대 위주의 자율방범대가 출범하는 위촉식 현장을 찾았다. 김태민 서대전지구대장은 마을을 지키기 위해 자원한 신입 대원들을 애정 어린 눈빛으로 바라보며 첫인사를 건넸다. 첫 순찰을 앞둔 신입 대원들은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고, 맞은 편에는 오랜만에 젊은 대원을 맞이해 조금은 어색해하는 듯한 문화1동 자율방범대원들도 자리하고 있었다. 김태민 서대전지구대장은 위촉식 축사를 통해 "주민 참여 치안의 중심지라 할 수 있는 자율방범대는 시민들이 안전을 체감하도록..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장애인 구직 행렬 장애인 구직 행렬

  •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 서리 내린다는 상강(霜降) 추위…내일 아침 올가을 ‘최저’ 서리 내린다는 상강(霜降) 추위…내일 아침 올가을 ‘최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