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 월요일, 출근 전에 민원서류를 발급받을 수 있을까?”
지난 2일 오전 8시 10분 대전 동구청의 민원실은 이미 하루의 업무를 시작하고 있었다. 여권, 주민등록, 인감증명서, 가족관계 등의 민원실 창구 직원들은 자리를 정돈하고 다른 부서보다 한 시간 앞서 컴퓨터를 켰다. 다른 구청 민원실에서는 오전 9시부터 발급하거나 처리할 수 있는 민원을 동구청 민원실에서는 오전 8시부터 가능하다.
민원실 업무시간을 한 시간 당겨 혹시 민원서류가 부족하지 않은지 장비에는 이상이 없는지 확인하는 시간이 되기도 한다.
김선향 민원여권담당은 “구청 민원실에 직원 20명이 3개조로 나누어 1시간씩 일찍 출근해 민원서비스를 시작하고 있다”며 “일찍 출근한다는 게 피곤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민원서비스를 개선한다는 데 자부심이 있다”고 설명했다. 구는 굿모닝 민원실에 일찍 출근한 직원은 1시간 먼저 퇴근할 수 있는 탄력근무제를 지원하고 있다.
다만, 동구청 굿모닝 민원실을 운영한 지 한 달밖에 되지 않아 덜 알려진 탓인지 이시간에 민원실은 찾은 주민은 많지 않았다. 이날 오전 8시 30분이 넘어서면서 출근길에 잠시 들렀는지 가방을 멘 주민들이 구청 민원실을 하나둘씩 찾아왔다. 한 주민은 지난주 신청한 여권을 출근길에 찾아갈 수 있었고 또다른 주민은 기다릴 것 없이 여권발급 신청서를 작성해 제출하기도 했다. 또 출생신고처럼 업무시간이면 기다리는 순서와 담당자가 자리에 없어 시간이 소요될 수 있는 업무를 이른 아침에 빠르게 처리하는 민원인도 있었다.
이날 동구청 굿모닝민원실을 찾은 한 주민은 “직장 동료가 출근 전에 동구청 민원실에서 서류를 발급받았다기에 찾아왔다”라며 “출근하면 퇴근 때까지 밖에 나오기 어려웠는데 굿모닝민원실 덕분에 시간을 절약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동구는 1일부터 시작한 '굿모닝 민원실'에 이날까지 여권 12건 등 모두 24건의 민원업무를 처리했다.
동구가 민원실을 주민에게 편리하도록 시간을 조정하자 다른 자치구에서도 도입하기로 해 '굿모닝 민원실'은 확산되고 있다. 동구는 이밖에도 매주 목요일에는 오후 8시까지 연장근무제를 통해 퇴근 후 직장인들의 민원업무를 돕고 있다.
김경순 민원봉사과장은 “목요연장근무제처럼 출근길에 동구청을 방문하면 원하는 민원업무를 처리할 수 있다는 게 상식이 되도록 굿모닝 민원실을 꾸준히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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