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출발부터 삐걱거린 주5일 수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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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출발부터 삐걱거린 주5일 수업

  • 승인 2012-03-05 18:52
  • 신문게재 2012-03-06 21면
'주5일 수업'이 처음 시행된 지난 주말을 돌아보면 이 제도가 과연 제대로 뿌리 내릴 수 있을지 불안하기 짝이 없다. 학생들의 참여율은 극히 저조했고 프로그램의 질도 기대에 못 미쳤다. 준비된 프로그램도 단축 운영되거나 아예 시행도 못하는 등 우왕좌왕했다고 한다. 저소득층과 맞벌이가정 아이들의 방치 문제도 우려를 덜지 못했다.

시행 초기라 어느 정도 혼선이 불가피하다곤 해도 준비가 너무 미흡했던 것은 아닌가. 교육청과 학교는 그동안 어떻게 준비해왔기에 운영이 부실투성이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과연 이날 그 많은 아이들은 어디서 무얼 하고 있었을지 궁금하다. 나름대로 다양한 학습 및 체험 기회를 가졌다면 다행이다. 그러나 만약 입시학원과 같은 사교육 쪽으로 몰려가 학부모의 사교육비 부담만 늘린다면 '주5일제'는 시작과 동시에 빛 좋은 개살구로 전락하고 만다.

주5일제는 우리 아이들에게 체험학습을 통해 적성을 계발하고 자기주도학습 능력을 키울 수 있는 기회를 주자는 게 취지다. 관건은 아이들과 학부모가 원하는 프로그램 제공이다. 다들 학원에 보내는 판국에 방과 후 학교나 공이나 만지는 토요 프로그램에 아이를 보내놓고 마음 편할 부모가 과연 몇이나 되겠는가. 학부모의 무관심을 돌려놓으려면 학교와 교육청은 프로그램의 양과 질을 높여감으로써 아이들과 학부모의 선택과 관심의 폭을 넓혀야 한다.

지역사회의 관심이 더 높아져야 함은 물론이다. 이번 기회에 지역의 도서관 과학관 박물관 미술관 등은 각자 보유한 시설과 교육 컨텐츠를 내놓을 필요가 있다. 우리 사회의 다양한 교육 자원을 이용해 사교육을 통해선 도저히 배울 수 없는 체험의 기회를 주자는 것이다. 그것이 주5일제 취지와도 맞고, 나 홀로 방치되는 아이들을 보듬는 길이다. 돌봄교실 등 나 홀로 아이들이 소외되지 않도록 하는 지원도 필요하다. 학부모들도 이날만큼은 아이들이 입시위주의 공부에서 벗어나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자.

임한영 대전교육청 학교정책담당관은 인터뷰에서 “주5일 수업제의 조기 정착에 모든 역량을 쏟겠다”고 밝혔다. 학부모들도 하루빨리 안정적으로 정착되기를 바라고 있다. 학교 학부모 교육청 지자체 모두 유기적으로 협력해 보완책 마련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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