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전 동구 정동의 개선된 쪽방 모습을 주민 A씨가 보여주고 있다. |
5일 대전 정동1의 월세 5만원짜리 쪽방촌에서 만난 A(66ㆍ여)씨는 한 무리의 방문객을 반갑게 맞았다. A씨는 4년 전 이곳 역전시장의 작은 창고를 월세내 잠이며 식사를 한 곳에서 해결해왔다.
이번 3세대에 한해 우선 시행한 쪽방개선사업으로 A씨의 쪽방은 좁고 경사진 출입구는 걷기 쉽도록 바뀌었고, 깨진 유리창문은 이중창으로 교체됐다.
안전한 전기장판도 제공됐다.
대전역 쪽방촌의 주민생활환경을 개선하는 주거복지사업이 5일 200명의 쪽방정비사업단 출범과 함께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제도권 밖에 있던 창고 수준의 쪽방주거환경을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는 정도까지 개선할 수 있다는 소식에 기대감이 부풀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다른 한쪽에서 쪽방주거환경이 단기 사업에 그칠 수 있다는 말에 우려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주거환경뿐만 아니라 원주민들의 자활과 공동체보호 대책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쪽방개선사업은 어려움이 더해진다.
벧엘의 집 원용철 목사는 “시설개선사업이 완료된 후에 몇 만원이라도 월세가 오르는 것을 예방하고 주민자활사업을 적극 권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재)대전복지재단과 대전시가 추진하고 한국철도시설공단과 코레일이 동참하는 이번 쪽방주거환경개선사업은 쪽방의 환경을 바꾸는 직접적인 주거복지사업으로 여겨진다. 대전복지재단은 건물주의 동의를 얻어 대전역 좌우 1㎞거리의 쪽방 241세대에 출입ㆍ창문과 장판을 교체하고, 도배와 방충망을 설치해준다.
또 일부 세대에는 보일러와 화장실 설치, 취사장을 수리해 준다. 도로포장과 가로등 설치, 하수관 정비 등 거리정비사업을 펼치며 환경개선 후에는 복지만두레와 결연을 맺어 복지서비스까지 지원할 방침이다. 대전역이라는 지역 대표 장소이면서 제도권 밖에서 행정적 지원을 받지 못하던 쪽방에 환경을 개선하고 주민들의 생활도 안정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날 쪽방정비사업단 출범식에서 정진철 대전복지재단 대표는 “쪽방 주민들에게 실질적인 복지혜택이 가는 사업으로 한국철도시설공단, 코레일과 함께 새로운 복지모델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쪽방개선사업은 사업비 대부분이 집수리와 도로포장 등의 시설개선에 집중될 뿐 쪽방 주민들이 스스로 생계를 찾을 수 있는 자활사업 개발은 부족한 상태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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