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실업팀 설치 및 의무가 있는 공공기관이 팀 창단에 눈감고 있다는 본보 보도 이후 철도시설공단을 제외한 다른 기관은 실업팀 창단에 난색을 표했다. 기관마다 처한 특수한 환경과 팀 창단과 운영에 소요되는 예산 문제 등이 실업팀 창단을 주저하는 이유로 풀이되고 있다.
한국가스기술공사는 얼마 전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실업팀 창단 제의를 받았다.
하지만, 모 기업 격인 가스공사가 출자해 만들어진 회사라는 점에 발목을 잡혔다.
가스기술공사 관계자는 “우리는 가스공사의 출자회사로 독자적인 실업팀 창단을 위한 예산 및 인력을 확보하기가 어렵다”며 “올해 신규직원 160명을 정부에 요구했지만 60명밖에 승인을 받지 못했을 정도”라고 팀 창단 불가이유를 밝혔다.
체육계에 따르면 선수임금, 훈련비 등 실업팀의 연간 운영비는 종목별 차이가 있지만, 최소 10억~20억원 선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출연연은 연구개발(R&D) 기관이라는 점을 들어 난색을 표했다.
원자력연구원 관계자는 “관련법에 출연연이 포함돼 있긴 하지만 정부로부터 1년에 수백억원 이상을 받아쓰는 처지에서 실업팀 운영에 필요한 예산을 빼기 힘들다”며 “공사 공단처럼 실업팀 운영에 따른 홍보 효과도 연구기관 입장에서는 기대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KAIST, 전자통신연구원도 비슷한 입장을 피력하며 실업팀 창단에 부정적 견해를 전했다.
충남대병원도 “전국 대학병원 가운데 실업팀을 운영하고 있는 병원이 있느냐”라고 반문한 뒤 “환자 치료에 집중하는 것이 대학병원이 할 일”이라고 해명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체육진흥을 위해서는 공공기관 실업팀 창단 시 정부가 일정기간 동안 운영비를 일부 지원해 주는 등 파격적인 인센티브가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사실상 사문화되다시피 한 공공기관 실업팀 설치 의무 관련법도 현실에 맞게 손질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한편, 국민체육진흥법 및 동법 시행령에는 상시 근무자 1000명 이상인 공공기관은 한 종목 이상의 운동경기부(실업팀)를 설치 운영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에 해당하는 전국 공공기관 60곳 가운데 11곳(18%)만이 이를 지키고 있을 뿐이다.
강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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