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팔]과학문화 확산활동은 사회적 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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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팔]과학문화 확산활동은 사회적 책임

[사이언스 칼럼]박종팔 한국전자통신연구원 홍보실장

  • 승인 2012-03-05 14:19
  • 신문게재 2012-03-06 21면
  • 박종팔 한국전자통신연구원 홍보실장박종팔 한국전자통신연구원 홍보실장
▲ 박종팔 한국전자통신연구원 홍보실장
▲ 박종팔 한국전자통신연구원 홍보실장
최근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생태도시로 불리는 전남 순천시의 한 초등학교를 방문했다.

과학문화 확산을 위해 ETRI가 마련한 '찾아가는 IT 교실'을 그곳의 아이들과 함께하기 위해서다. '디지털 초상화 시스템', '골도 전화기', '3D 영상 시스템' 등 초등학교 학생들이 쉽고 재밌게 우리의 IT 기술을 체험할 수 있는 연구성과물과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는 흥미로운 과학강연을 준비했다.

대도시의 아이들에 비해 체험학습의 기회가 많지 않은 그곳 아이들에게 '찾아가는 IT 교실'은 특별한 경험이었을 것이다. 처음 만나보는 신기한 기술,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물건들을 보고 느끼고 체험해보는 아이들의 눈에서는 빛이 났다.

과학 강연을 듣는 내내 아이들은 귀를 쫑긋 세운 채 강연에 집중했다. 1960년대 태국과 베트남으로부터 원조를 받았을 정도로 가난한 농업 국가였던 우리나라가 50년이 지난 지금 국내 총생산기준 세계 14위의 경제 대국으로 성장했다는 말에 아이들은 깜짝 놀랐다.

그리고 그 모든 일들이 우리나라 과학자들의 열정적인 기술 개발과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말에 모두 약속이라도 한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행사가 끝나고서 아이들은 내 뒤를 졸졸 따라다니며 이구동성으로 과학자가 되겠다고 이야기했다. 세계에서 가장 가난했던 나라가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선진국의 대열에 합류하게 되었고, 지금 그 과학기술을 체험했다는 사실이 아이들의 가슴을 설레게 했던 모양이다.

대전에 자리 잡은 초ㆍ중ㆍ고교의 학생들은 과학기술을 접할 기회가 아주 많다. 우리나라 과학기술의 메카로 불리는 연구개발특구가 가까이 있기 때문에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기관을 방문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과학기술들을 만나볼 수 있다.

하지만, 산간ㆍ도서지역 또는 타지역의 학생들에게는 쉽지 않은 일이다. 연구개발특구라는 곳이 어떤 곳인지, 어디에 있는지 조차도 잘 모르는 학생들이 대부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번에 방문한 학교의 교사들과 학부모들도 연구개발특구가 일반인이 방문할 수 없는 곳인 줄 알았다고 한다. 새삼 연구단지의 문턱이 얼마나 높은지를 느끼며 ETRI를 비롯한 정부출연연구기관들이 사회와의 소통에 너무 소홀했던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정부출연연구기관의 첫 번째 임무는 훌륭한 과학기술을 개발해 인류의 삶을 풍요롭게 하고 국부를 창출하는 것이다. 우리나라가 과학기술의 불모지였던 시절에는 그것만으로도 맡은 바 임무를 다했다고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제 시대가 달라졌다. 기술과 기술, 기술과 사람, 환경이 자유롭게 소통하는 세상이 다가오고 있다. 우리나라 과학기술의 미래를 이끌어갈 대표 키워드 중 하나가 바로 '소통'이다. 따라서 정부출연연구기관은 사회와 조금 더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많은 학생이 기관을 찾아올 수 있도록 문턱을 낮추어야 한다.

또한, 더 능동적인 과학기부 활동을 펼쳐야 한다. 과학자들이 가지고 있는 재능을 학회나 세미나 등에서 발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미래 세상을 이끌어갈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재능기부를 통해 꿈과 희망을 키울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준다면, 그것 또한 값진 일이 될 것이다.

기부의 출발은 나눔이다. 그리고 그 나눔에는 크고 작음이 없다. 내가 가진 지식과 재능을 누군가에게 나누어 줄 수 있고 그것이 누군가의 삶에 꿈과 희망이 된다면 그것이 바로 진정한 기부인 것이다. 우리 주변에는 아직도 기부의 조건을 경제력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루가 다르게 변화와 발전을 거듭하는 우리 IT 기술처럼, 이제는 기부에 대한 생각도 더욱 성숙해져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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