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 실업팀 1개 이상 운영 조항이 사실상 사문화된 것이다. 이 같은 의무 위반은 지역 연고팀 부족, 선수 수급 애로, 경기력 저하의 악순환을 불러온다. 실업팀 진출은 탄탄한 미래 보장의 의미가 있어 선수에게는 둘도 없는 동기부여 수단이다.
따라서 앞으로도 지역 연고 공공기관들의 무관심이 계속되면 선수계열화가 단절될 수밖에 없다. 저변 확대를 생각하면 비인기 기초종목을 포함한 전 종목의 고른 육성은 실업팀에 의존해야 할 형편이다. 공공기관의 무관심으로 지자체 보조금에 의존하는 경기협회와 연맹이 많아 지자체의 실업팀 운영 부담만 가중되는 것도 문제다.
그러다 보니 있는 팀마저 사라지는 안타까운 현상이 비일비재하다. 작년에는 전국 지자체와 지방공공기관 소속 팀 16개가 해체됐다. 막대한 운영비를 감안할 때 실업팀 운영 공공기관과 지자체에 대한 특별교부금 등 인센티브 부여가 부실하면 이런 현상이 재발할 것이다. 새 팀 창단과 고사 위기의 기존 실업팀을 살리는 일은 매우 현실적인 이중의 과제다.
지키면 좋고 안 지켜도 그만인 강제력 없는 법도 문제다. 벌칙 조항을 두기 전에 공공기관 역시 팀 창단 비용과 운영비는 이윤의 사회 환원이라는 긍정적인 자세를 가져야 한다. 최근 정부가 미운영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팀 창단 협조를 요청했다. 성사될 때까지 접촉하고 우수 선수 유치, 육상 인프라 구축, 경기력 향상을 위한 체계적인 지원을 다해야 법과 현실이 엇박자가 나지 않는다.
지역 연고 공공기관, 나아가 일반 기업체의 팀 창단 분위기 조성은 지자체가 함께 맡는 게 좋다. 각종 국제경기에서도 메달을 일군 종목들은 공공기관 실업팀의 비인기종목에서 많이 나왔다. 실업팀을 육성하지 않으면 지방체육 중흥과 스포츠강국의 꿈은 그만큼 멀어질 수밖에 없다. 공공기관들이 의지를 갖고 법에 규정된 '1종목 이상' 그 이상을 창단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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