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사회-시행사 '결국 짜고 쳤나'

손해배상 아닌 지위확인 소송 드러나… 암묵적 협상 의혹

●독립기념관 화상경마장 '파문'

<속보>=독립기념관 인근 천안 목천장외발매소 설치로 지역민들의 거센 반발을 사는 가운데 시행사가 한국마사회의 귀책사유에 따른 손해배상이 아닌 협상대상자 지위확인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드러나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법원은 또 한국마사회가 시행사인 K산업에 대한 개설추진 계약체결 절차를 이행할 것을 주문한 것으로 나타나 지역민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수원지방법원 안양지원 제2민사부(재판장 최장영)는 지난달 2일 K산업이 한국마사회를 상대로 한 협상대상자 지위확인 소송에서 “협상대상자 지위에 있어 한국마사회가 농림수산식품부장관에 대한 장외 발매소 설치 승인 신청절차를 이행할 의무가 있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한국마사회가 주장하는 '2개월 이내에 소유권 취득 불가시 자동으로 선정 제외됨'이라고 기재된 신청 시 유의사항 부분에 대해서도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에 따라 무효함이 상당하다”고 밝혔다.

이어 재판부는 “마사회의 승인신청절차 등의 해태와 이행의 최고 내지 선정 취소 통지 절차를 요하지 아니한 채 기간의 경과만으로 당연히 선정취소의 효력이 발생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춰 볼 때 공정성을 잃은 약관 조항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또 “마사회가 소속 직원의 순천 화상경마장 개장과 관련 금품을 수수해 감사원조사와 수사기관의 수사 등 내부사정을 이유로 협의가 이뤄지지 않아 K산업이 부동산 소유권 취득을 지체한 것이 K산업의 귀책사유로 인한 것이라 볼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원고가 선정일로부터 2개월 내에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한 소유권을 취득하지 못했음을 이유로 K산업의 선정을 취소한 것은 부당하다”고 못박았다.

한국 마사회와 K산업은 이번 재판을 통해 목천장외발매소 이전설치를 법적확인받기 위한 절차로 추정되고 있으며 마사회의 비영리법인 성격상 3심까지 절차를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K산업이 또 2010년 7월 마사회 내부규정에 따라 기존 두정동 장외발매소 건물에 대한 감정평가 후 매입하겠다는 의견을 표명한 것으로 재판과정에서 재차 확인됐다.

천안시 관계자는 “최근 시행사로 추정되는 목천 장외발매소의 신축 문의전화가 잇따르고 있다”며 “하지만, 이전에 대한 주민반대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K산업 관계자는 “두정동에서 목천으로 옮겨질 뿐이어서 천안시의회 의견청취나 주민 동의는 필요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천안=김한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