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리안특급' 박찬호가 29일 일본 오키나와 킨스타디움에서 열린 기아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사진제공=한화이글스] |
한국무대 적응에 대한 걱정은 기우에 불과했다.
'코리안특급' 박찬호가 한국 프로야구 첫 실전 무대에서 쾌투하며 올 시즌 선발 진입에 청신호를 켰다.
박찬호는 29일 일본 오키나와 킨스타디움에서 열린 기아와의 경기에서 선발로 등판, 3이닝 무실점으로 완벽투를 보였다.
10명의 타자를 맞아 39개를 던져 피안타 1개, 무사사구, 삼진 4개로 기아 타선을 꽁꽁 묶었다.
애리조나 자체 홍백전 이후 타 팀을 상대로 첫 실전 피칭에 나선 박찬호는 1회부터 특급 메이저리거 출신 다운 위용을 뽐냈다.
선두타자 신종길을 1루 땅볼로 처리한 뒤 백전노장 이종범에게는 우전 안타를 허용했다.
하지만, 안치홍과 이범호를 각각 내야땅볼과 삼진으로 처리, 이닝을 마쳤다.
2회에도 나지완 3루 땅볼, 김상현과 이현곤은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3회에도 차일목 3루 땅볼, 김선빈 삼진, 신종길 좌익수 뜬공으로 깔끔히 막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직구 최고 구속은 146㎞를 찍어 기아 타자들을 힘에서 압도했고 컷패스트볼, 커브, 체인지업 등 다양한 변화구도 선보였다.
박찬호의 이날 쾌투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무엇보다 '야왕' 한대화 감독의 고민거리인 4~5선발을 찾는 데 희소식이다.
한 감독은 오키나와 캠프에서 “1~3선발은 류현진, 배스, 양훈으로 결정했는데 4~5선발은 박찬호 등 2~3명이 경쟁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박찬호가 이날 피칭에서 선발투수의 필수 조건인 145㎞ 이상의 강속구와 안정된 변화구 제구력 등을 보여줘 선발 진입에 청신호를 켰다는 분석이다.
또 한화의 맏형으로 마운드에서 듬직한 모습으로 올 시즌 김혁민, 유창식, 안승민 등 팀내 어린 투수들에게 본보기가 된 점도 높이 살만 하다.
박찬호는 경기 이후 가진 인터뷰에서 “오늘 경기는 재미있었고, 포수가 리드를 잘해주었고 컨트롤 위주로 가려고 했는데 잘 맞아 떨어졌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한 감독도 “(박찬호가) 몸이 무거워 보였는데 잘 던져주었다”며 “팀 전체적으로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박찬호에 이어 4회부터 두 번째 투수로 등판한 '괴물' 류현진도 3이닝 동안 42개를 던지며 삼진 4개, 무안타 무실점으로 완벽한 모습을 보였다.
박찬호와 류현진의 호투에 힘입은 한화는 기아를 5-2로 꺾고 오키나와리그 4연패 뒤 첫 승리를 올렸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