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생 사이에 '친구사귀기' 방법이 확산되고, 학부모는 자녀가 다닐 학교의 문제 학생 파악 등 자녀 보호를 위한 정보전에 돌입할 정도다.
이번 주부터 일선 초·중·고교 등에 따르면, 새 학기가 시작되면서 새로 입학하는 신입생을 중심으로, '친구 사귀는 방법'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서먹한 첫 만남에서부터 같은 반 또는 같은 학교 학생으로서, 익숙해질 때까지 해야 할 대처법이 곳곳에서 쏟아지고 있다. 학교폭력이 가장 심각한 곳으로 꼽히는 중학생 사이에서 가장 활발하다.
중구 모 중학교 입학생인 이모(12)군은 “친구와 형들에게 잘 보이는 문제에는 별로 관심이 없었다. 그런데 친구도 처음 만나고, 형들도 무서울 것 같다”고 말했다.
'먼저 말 걸기'와 '입가에 적당한 미소', '욕 사절', '선배한테 인사 잘하기', '뒷담화 금지', '더러운 행동 하지 않기, '옷은 깔끔하게' 등 학교생활과 밀접한 내용이 유행이다.
사립학원 강사인 B씨는 “학원이라고 공부만 하지 않는다. 연초부터 친구 사귀기가 유행했는데, 요즘에는 더 퍼지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번 학기 1학년 담임을 맡은 성모(37) 교사는 “내용이 생각보다 건전한 것 같다. 신입생에게 나눠주기 위해 인터넷을 통해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고 말했다.
학부모들도 바쁘다.
입학 예정인 자녀 학교를 미리 찾아 교장과 교감은 물론, 담임교사와 학교운영위원회에 이르기까지 학교 정보를 탐색하고 있다.
특히, 2·3학년 재학생 중 학교폭력 등의 전력이 있는 소위, '문제 학생' 명단을 파악하기 위해 해당 학교를 직접 찾아가는 건 기본이고, 인근 학부모와 수시로 연락을 주고받을 정도다.
서구 모 중학교에 입학하는 자녀를 둔 손모(41)씨는 “특히 학교폭력이 심각하다는 얘기를 많이 들어서 걱정”이라며 “부모들 사이에서는 연초부터 특정 학생의 이름이 언급될 정도로 난리”라고 말했다.
대덕구 모 중학교 학부모인 박모(43)씨는 “좋은 학용품과 좋은 옷 등 외모도 상당히 중요하다고 해서 다소 무리를 했다”며 “돈보다는 아이의 적응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윤희진 기자 heeji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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