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호택]지금부터의 공천이 총선 성패 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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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호택]지금부터의 공천이 총선 성패 가른다

[시사 에세이]최호택 배재대 행정학과 교수·(사)한국공공행정연구원장

  • 승인 2012-02-27 14:32
  • 신문게재 2012-02-28 20면
  • 최호택 배재대 행정학과 교수최호택 배재대 행정학과 교수
▲ 최호택 배재대 행정학과 교수·(사)한국공공행정연구원장
▲ 최호택 배재대 행정학과 교수·(사)한국공공행정연구원장
4·11총선을 40여일 앞둔 상황에서 각 정당마다 공천작업에 한창이다. 정당의 모양과 색깔은 다르지만 공천과정은 비슷한 스타일로 진행되고 있는 것이 이번 선거의 특징이다.

여야가 마련한 공천기준 또한 그러하다. 새누리당은 총선 및 대선기여 잠재력, 지역주민의 신망 및 당선 가능성, 정책입안능력, 도덕성과 참신성 등을, 민주당은 도덕성, 정체성, 후보적합도 및 경쟁력 등을 기준으로 삼고 현역의원에 대해서는 공천사상 처음으로 의원들 간의 다면평가를 반영한다는 것이다.

주요 정당이 1차적으로 후보를 선정하여 발표했다. 단수신청지역이거나 중량감있는 인물을 대상으로 우선 발표한 것인데, 현역의원들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공천대상지역의 확정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예상했던 것이다. 문제는 지금부터 다음 달 중순까지 이어질 공천과정이고, 그 결과가 이번 총선과 대선은 물론이고, 대한민국 정치발전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변수로 작용할 것이다.

그렇기에 각 정당은 최대한 공정한 잣대로 평가하고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공천 모습을 보일 때 국민들로부터 지지와 성원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필자는 그동안의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최소한의 자격요건을 몇 가지 제시해보고자 한다.

첫째, 정당에 적합한 인물을 인선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정당정치를 하는 국가다. 총선후 19대 의회가 구성되면 대부분의 활동은 개인적 소신보다는 정당 차원에서의 대응이 대부분이다. 이기는 것이 아무리 급하고 중요하다고 해서 월드컵에 부정선수를 내보낼 수 없듯이 경제민주화를 정강정책으로 내세우면서 재벌옹호를 선호했던 사람을 공천해서는 안 된다.

둘째, 진정성 없는 유력인사의 무조건적인 공천은 금해야 한다. 우리는 종종 화려한 경력을 내세워 마치 전리품 수집하듯 의기양양 선거에 나서는 인물에 대해서 무비판적으로 수용하는 우를 범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 결과 국민들은 그들의 개인적 출세의 발판이 되거나 영달 퍼레이드의 관중으로 전락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셋째, 의정성적을 철저히 따져서 공천해야 한다. 지난 18대 국회는 여야가 정쟁으로 날을 세우면서 폭력사태가 끊이지 않았고, 예산안 법정시한을 어기기 일쑤였고, 입법생산성도 매우 낮았다. 반면 세비 인상이나 지역구 예산 챙기기에는 선수들이었다. 따라서 폭력에 앞장섰던 자, 뇌물수수를 비롯한 각종 부정비리에 연루된 자, 이익단체에 휘둘려 국민의 편익을 외면했던 인사는 탈락시켜야 한다.

넷째, 국민과의 소통을 외면하는 자는 공천하지 말아야 한다. SNS를 통한 선거운동 규제가 풀리면서 젊은 유권자들의 직접민주주의 방식의 정치참여가 정착될 전망이기에 이에 대응할 수 있는 인물을 선택해야 한다. 최소한 스스로 트위터나 페이스북 정도는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다섯째, 국민의 기본적인 의무를 회피한 사람과 인성이 부족한 사람은 공천하지 말아야 한다. 가장 대표적인 국민의 기본의무 불이행자는 정당한 합법적 근거 없이 병역과 납세 의무를 다하지 않은 자다. 또한 시정잡배보다 못한 인품을 소지한자와 상습적으로 탈법·불법을 일삼는 전과자는 어떠한 경우라도 정치무대에 서게 해서는 안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미지 공천은 피해야 한다. 애써 마련한 원칙이나 기준과는 별도로 국민들의 시선을 끌기 위한 이벤트성 후보 선정은 신중히 생각할 필요가 있다. 각 전문영역에서 열심히 살고 있는 그분들을 국회 원숭이로 만들어 정치를 희화화(戱畵化) 하는 결과를 만들 수도 있기 때문이다.

과거 선거가 전정부의 실정을 심판하는 선거였다면 올해의 선거는 미래에 대한 기대를 실현할 수 있는 정치세력을 선택하는 선거가 될 것이고, 기존의 이념과 지역 대결에 세대·계층 간 갈등까지 가세하면서 선거정쟁이 다양화될 가능성이 높다. 이런 시대적 흐름에 맞는 후보를 선택하는 것이 정당의 할 일이고, 국가발전에 초석을 다지는 것일 것이다. 이제 꼼수의 세상은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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